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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리 Dec 06. 2023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좋아하고

2023년 12월 6일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단지 그 이유로 좋아한다면 중심이 상대에게 있기 때문에 금방 흔들린다. 집에 같이 가자고 말하는 이들 모두와 같이 가게 되는 건 아니다. 맘에 드는 남자랑만 걷는다.


 나이는 많고 모은 돈이 없어서, 직장 경력이 후져서, 가정사가 복잡해서, 내 인생에 끌어들이면 안 될 것 같아서. 나를 좋아하면 안 되는 이유를 찾는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으면 상처받지 않으려고 멈춘다.


11만 원(부가세 별도) 짜리 소개팅을 파투 냈다. 반만 환불이 된다. 6만원을 잃었단 생각보다는 반이라도 건졌다고 생각된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남들 다하는 소개팅 한 번 해볼 수가 없어서. 나는 그 애를 좋아하지만 상대방은 아니다. 이 마음은 흩어질까 나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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