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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리 Dec 17. 2023

언니 관심있는 사람 있어요?

2023년 12월 17일

 혹시 플러팅 어떻게 해? 묻자 그녀는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가 중요한데~ 라며 운을 띄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뽀뽀하는 커플을 보고 두 손으로 입을 가리는 나를 보고 웃음을 터트리고는 ”언니, 관심있는 사람 있어요?“ 물었다. 작은 동공이 좌우로 흔들리는게 느껴졌다.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아서 있다고 했다.

  바로 포기하고 싶지만 이 마음마저도 환대하기로 했다고 말하자 “뭐 했어요?” 라는 순수한 질문 앞에 할 말을 잃었다. 먼저 밥 먹자고 말 할 용기가 이렇게도 없다니. 고백도 아니고 밥 먹자는 말도 이렇게나 하기가 어렵다니. 뇌는 익숙해진 생각을 길로 만든다고 한다. 내게는 짝사랑이 너무나 익숙해져버렸다. 사귀는 상상이라도 해야하는 걸까. 사귀면 재밌을까. 매일 연락하고 밥먹고 영화보고 꽁냥거리다가 가끔 싸우고 화해하고 그런걸까. 연애는 언제까지 내게 미지의 세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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