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여서 좋은 순간

2023년 12월 18일

by 김제리

오랜만에 원놀이터에 나갔다. 평소에 잠에 늦게 드는 친구가 있다. 파트너 선생님이 휴가여서 대체 선생님이 오신 두 번째 날에 아이 손을 잡고 뛰셨는데 그날따라 잘 자는 모습을 본 이후 놀이터에서 같이 달린다. 오늘도 달렸다. 이 모습을 보고 다른 친구 손을 오른손에 잡고 달렸다. 아가들을 양손에 잡고 뛸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찬 바람을 맞으며 종종걸음으로 뱅뱅 도는데 이게 뭐라고 행복한지.


좋은 순간은 정말 많다. 마주 보고 밥을 먹다가 눈이 마주치면 배시시 웃으며 ”선생님 정말 좋아 “ 말해줄 때. 낮잠 자기 던에 장난치며 까르르 웃을 때. 소꿉놀이 음식을 먹으라고 갖다 줄 때. 무릎에 앉아 멍 때릴 때. 보자마자 안길 때.

어린이집 일하는 거 어떻냐고 물어보면 항상 애들은 좋다고 답한다. 어른이 문제다. 나라는 사람이 가진 체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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