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5일
25일은 보통 오전부터 설레는 날이었다. 원장님이 월급을 오전에 넣어 주시는 편이어서 기다리는 쫀쫀함이 있었다. 월급을 받는다고 특별한 물건을 사거나 먹지도 않았는데, 통장 잔액이 조금 상승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사람을 설레게 하던지. 즐거운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는게 감사하기도 했다. (물론 월급에는 노동 이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까지 감당비용까지 포함되어 있음을 안다)
돈을 벌지 않는 지금은 다른 의미로 은행 어플을 자주 들락거린다. 잔액은 크게 변하지 않고, 실업급여를 받기도 하는데도. 그러다 퇴직금 중 일부를 핸드폰 구입에 사용했다. 몹시 거금이다. 정신승리를 하기 위해 휴대폰 비용에서 이전에 사용했던 개월수를 나눠본다. 이정도면 괜찮다. 싶지만 역시나 큰돈이다. 일을 하면 생각할 시간이 줄고 신용카드를 쓰며 다음달 나에게 미루기도 했는데.
월급이 없을때는 스스로 잉여인간처럼 느껴진다. 돈을 벌어야만 한 사람으로서 가치를 다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무의식에 깃들어있다. 사람은 일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존귀하다. 일을 할 수도 있고 안할 때도 있다. 그 일이 돈이 될 때도 있고 안될때도 있다. 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