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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리 Oct 27. 2024

완전히 깨어지고 부서진 다음에는

2024년 10월 27일

  오늘은 아빠 엄마에게 39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 두 분이서 따로 외식을 하고 아주 작은 케이크로 축하해 드렸다.

 생각해 보면 우리 가족이 서로 생일이나 기념일을 챙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약 10여 년 전 당구장이 안되고 안되다 파산에 이르러 ㅡ 모든 걸 빚을 떠안으며 정리하고 집은 가장 높은 곳, 낡은 빌라로 이사를 가고 엄마는 발바닥 수술까지 했던 그때. 바닥이었던 그 시절이 있었기에 서로 존재에 감사하는 오늘이 있다.


 짝사랑이 완벽하게 실패했다. 앞으로도 실패할 수 있지만 내게는 내 힘으로 안 되는 이 영역이 하나님이 일하심을 확신으로 굳건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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