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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리 Oct 28. 2024

오빠를 따라 병원에 갔다.

2024년 10월 28일

 

 오빠가 치루수술을 했다. 보호자가 필요할 줄 알고 따라갔는데 병실 안에는 다른 남자환자분도 있고 자고 갈 수는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수술 후 마취가 풀릴 때까지 각자 핸드폰도 하고 두어 마디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수술이 끝나고 나면 소변이 마려워져야 하반신 마취가 다 풀린 거라고 했다. 보통 4-6시간을 잡는다. 짧지만 퇴원할 때까지 물과 음료만 가능하다.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에게는 슬픈 소식이었다. 한참 먹는 얘기를 하다가 “오빠. 나는 먹는 게 왜 이리 좋을까?” “바쁘지 않아서 더 먹는 거에 집착하게 될까?”

사실 힘들면 힘들다고 먹는다. 솔직해져야 한다. 맛있는 게 좋다.


“먹는 걸 좋아하는 게 나빠?”


이 한마디에 말문이 막혔다. 나쁜 건 아니다. 왠지 돈 버는 일. 생산성에만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는 무언가 강박이 있을 뿐.

 




우리는 우리에게 숨겨진 비밀들 앞에 겸손히 머리를 숙이고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지나친 의문을 품지 않고, 다만 우리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들을 알려고 할 뿐이다.


프랑스 신앙고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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