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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리 Nov 01. 2024

백수로 보내는 하루하루

2024년 11월 1일

 오늘은 뛰는 날이었다. 체육복 단벌 숙녀인 나는 위아래 체육복을 샴푸로 거품을 내어 세탁해서 입는데, 어젯밤에는 축축해서 내일까지 안 마르면 드라이기로 말려야지 싶었는데 다행히 말랐다. 날이 쌀쌀해 반바지 아래에는 검은색 레깅스를 입었다. 달리기를 한 뒤에 장을 보러 가려고 바람막이 오른쪽 주머니에 장바구니도 접어 넣었는데, 스마트워치를 깜박했다. 아찔했다. 뛰면서도 빈 손목을 몇 번이나 바라봤다. 이전에 달렸던 속도를 가늠해서 40분쯤 달리고 나니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몸도 후끈후끈해졌다. 장보고 돌아오는 길 쌀국수 번개가 되어 쌀국수 얻어먹고 커피 한잔하고 나니 오후 두 시. 씻고 나오면 세시다.

 


 동네 청년센터에 앉아 성경도 읽고 블루투스 키보드로 뚱땅거리다 보면 오후 다섯 시가 된다. 요새는 기후동행카드를 충전하지 않아 청년센터를 애용한다. 충전기도 있고 음료를 티켓처럼 끊고 들어오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 좋다. 감사. 감사를 헤아려본다. 좋은 건 익숙해지고 신발 속 작은 돌 같은 불편함은 크게 여기는 성미에 대하여. 아쉬움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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