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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일

다시 쓰는 일기

by 김제리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다 본 책장 맨 위칸에는 크기도 색깔도 저마다 다른 일기장이 빼곡하다. 일기 쓰는 게 어쩌면 정체성 일부일지도 모르겠다.


변덕스럽게 다시 브런치에 쓴다. 블로그보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키보드를 킬 필요도 없다. 엄지손가락 두 개로 일기를 남길 수 있다.

이너피스를 위해 달리고 뜨끈한 버섯 샤브샤브 칼국수를 먹고 난 뒤에는 걸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교회, 나와 비슷한 이름에 비슷한 상황에서 고민하는 한 자매 이야기, 젊음, 어버이날, 노들섬에 들러 공 던지기까지.


모든 주제를 망라한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을 터트렸다. 챗지피티보다는 사람이 좋다. 서로 시간이 안되면 만날 수 없고 답변이 느릴 수도 있지만. 살아있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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