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의 서울출판예비학교 불합격 후기

<2023년 SBI 편집자과정 : 이력서와 필기시험 편 >

by 김제리


"집에서 그림 그리고 책 읽는 거 좋아하면 출판사 취업은 어때요? 행정 근무 했던걸 써먹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작년부터 다닌 교회 목사님 두 분에게 심방을 받았다. 뭐 하면서 지내냐고 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자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고 물으셨다. 인디자인과 한글교정법을 배우면 그동안 일했던 경험을 살려서 출판사에 취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저는 사회복지학과 나왔고.... 경력도 아예 없는데 될 수 있을까요?”


자신이 없었다.


“요새 누가 전공으로만 취업을 하나. 하면 다 하는 거지.” 그러게요. 그렇다고는 하는데 막상 제 일이 되면 자신이 없어요. 당황해서 눈을 뻐끔거리자 옆에 계신 다른 목사님이 F(mbti 공감)을 시전 하셨다. “그럴 수 있죠. 자매님은 특정 전공이고 우리는 경영을 전공했으니까요.” 엄청 끄덕거렸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고, 스스로 솔직해져야 한다고 했다. 워라밸이랑 성취 중에 어떤 게 본인한테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고. 사명감으로 시작해도 월급이 작아서 불만스러워지는 게 일도 많다고. 만남을 계기로 어떻게 하면 편집자가 될 수 있는지 유튜브, 인터넷, 책을 찾아봤다. 그러다가 서울출판예비학교를 알게 됐다.


매년 3월에 교육생을 모집하고, 편집자/마케터/디자이너로 모집된다.


<편집자 과정> 지원서는 크게 다음과 같다.

1. 자기소개서(2페이지)

2. 독서 서평(1페이지)

3. 독서이력서(30권 이상) / 권당 200자 서평



편집자와 디자인을 고민하다가 - 작년 6월 시험에 떨어지고 읽고 싶던 책을 실컷 읽자!로 시작해서 정리한 독서노트가 떠올랐다. 그려놓은 건(아직 작품이라고 하기엔 쑥스러운) 제법 있었지만 독서기록서는 왠지 이 방향으로 준비되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거기다 나에겐 3년 전 우발적으로 만든 책모임도 있었다. 거짓은 없지만 포장해서 썼다. 책모임을 언제 그만둘까(;;ㅋㅋ) 타이밍 재고 있단 말은 쏙 빼고 완독 해서 좋았다며 블라블라 썼다.



3번을 가장 먼저 준비했다. 만약 작년부터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엄두가 안 났을 분량이다. 우선 읽었던 책들과 기록을 긁어모아 엑셀로 정리했다.

가장 먼저했던 책 리스트 만들기


200자는 생각보다 짧다. 요약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품이 제법 들었다. 자기소개서와 서평은 멍하니 앉았다가 쓰고 고치고를 반복, 제목을 붙이고 최종 수정에 들어가서 자기소개서 + 서평 + 독서기록서까지 총 10장으로 제출해서 냈다.


월요일까지 제출하면 일주일 뒤 월요일 오후 4시에 결과가 발표된다. 3일 뒤에는 필기시험. 떨어질 수도 있는데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되는데 일단 공부는 남는 거다~라는 마음으로 한국어문법 공부를 추천한다. 휘발되는 분량이 있으니 미리 할수록 좋다. 공무원시험에서 국어성적은 잘 나왔으니 다시 기억날 거라는 근자감으로 공부했다가 1교시 때 패닉이 왔다. 울면서 뛰쳐나갈 뻔…. 맞춤법, 기본 문법을 충실하게 공부하고 한국어능력시험에서 듣기,사자성어는 패스하고 필요한 부분만 하시길!



스터디카페에서 간 전날!


아무튼 필기시험 합격 발표부터 시험 전까지는 도서관이나 스터디카페를 추천한다. 네이버에 SBI 출판학교 필기시험을 검색하면


1. 에듀윌 kbs 한국어능력시험 2022,2023

2. 책 쓰자면 맞춤법


이 2권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 2교시를 위해 원고지 쓰기를 꼭 익혀갈 것을 추천한다. 원고지 쓰는 방법이 성인 책 중에는 찾기가 어려워서 어린이도서관에서 빌리고 유튜브도 참고했다.



들어가며 찰칵, 나올 때는 정신이 없다.


대망의 필기시험 당일, 1교시(50분) 2교시(110분)이니 아침을 든든히 먹고 가시길.


1교시는 검색했던 내용과 다르게... 새로운 유형으로 출제되었다. 지금 정답을 확신하는 건 맞춤법 중에서 “은 커녕“을 “은커녕” 으로 고친 문제뿐….. 나머지는 다 은혜(*크리스천이 스스로는 할 수 없을 때 하나님께 구하게 된다는 뉘앙스의 다의어)와 부분점수에 기댄다. 감독관님은 기출문제가 없어서 찾아보기 어려웠을 거라고, 평소실력(응?) 대로 보라고 하셨다.


논술시험은 1. 본문 요약 2. 본문에 대한 글쓰기 3. 만들고 싶은 책 구성에 대해 쓰기 정도였다.

결과는 2주 뒤에 발표된다.


기다리는 동안 면접시험을 준비해야 하는데 끝나고 나선 며칠 쉬었다. 고작 며칠 무리했다고 입안이 헐고 몸이 곤했기 때문.

다음 편으로는 합격후기로 2편 혹은 실패담이 올라올 예정이다. 총총.


2교시 연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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