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훈련과 내면화
아침에 요가를 간다. 해가 뜨기 전 새벽에 일어나 침구와 옷가지를 정리하고 어두운 길을 나선다. 한적한 거리, 청명한 하늘과 운 좋을 때 볼 수 있는 달과 별을 바라보며 요가원으로 향한다. 출근하는 차들의 소음을 배경음으로 코 끝 시린 거리를 걸을 때면 그냥, 마냥, 잔뜩 평화롭고 행복하다.
이 기분은 5년 동안 새벽 아쉬탕가 수련을 하면서 내 몸에 각인된 감정이다. 아침잠의 유혹을 이겨내고,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킬 때 느끼는 성취감 - 다른 누구도 아닌 나로부터 인정받는 기분이랄까.
트라우마는 몸에 그대로 기억된다고 하는데 매번 아침 요가를 갈 때마다 장소에 상관없이 늘 똑같이 느끼는 이러한 감정도 몸이 기억하는 것 같다. 다만, 긍정적인 경험이 몸에 기억되려면 부정적인 경험에 비하면 훨씬 더 자주 반복해서 경험해야 되겠지.
인간은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주어지는 경험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잘 소화하는 것 이상으로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자신에게 유익한 것들을 찾아 그걸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자세 말이다.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내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그걸 해냈을 때 내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는 성취감 등이 몸에 함께 기억된다.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 일상 속에서 주체적으로 찾아낸 이런 나만의 의식은 자기 사랑과 자기 돌봄의 하나의 자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