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이 이끄는 대로
머리가 덥수룩하여 답답하기 그지없다.
자를 때가 되었구나 싶은 생각에 귀찮은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집과 내가 다니는 교회 사이에 위치한 단골 미용실은 거의 10년간 남자 커트 10,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10년째 여기만 가고 있지만 거리가 조금 있다 보니 보통은 교회에 볼일이 있을 때, 머리도 자르고 집에 오곤 한다. 하지만 이 날은 답답함이 나를 집에서 미용실로 향하게 만들었다.
웃긴 건 분명 차를 몰고 미용실로 향하였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교회 앞에 서있는 나. 교회 가는 길이 너무 익숙하여 습관처럼 미용실을 지나 교회까지 와버린 것이다.
스스로가 어이없어 그 자리에서 한 참을 웃다가 다시 미용실로 향하였다는 뒷 이야기.
정말 습관이 무섭다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