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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c Kim Jul 02. 2021

외국인 노동자의 상실한 마음


처음 출근을 하고 생산현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외국인 노동자가 보였다.

그분이 물건을 나르고 포장을 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그렇다 보니 창고에서 나와 자주 마주쳤다.


대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렇겠지만 이 분도 한국어를 잘 못했다.

단어 단위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해야 하나.


뭐 그렇다고 크게 문제 되는 건 없었고,

나와는 그저 얼굴 보면 인사하는 그저 그런 사이일 뿐이었다.




납품일정을 맞추기 위해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생산일정을 관리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실상 일 하다 보면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자재가 늦게 들어와서, 불량이 생겨서 등 다양한 이유로 시간에 쫓기며 일 하는 날이 있다.

그리고 이 날도 납기 일자를 맞추기 위하여 아침부터 모두가 달라붙어 일을 하던 날이었다.


하기 싫음을 참으며 일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잠시 하던 걸 멈추고 무슨 상황인지 보고 있자니 포장 관련하여 현장을 관리하는 사장님과 그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 의견이 좀 충돌하였나 보다.


"이거, 걸려"


포장을 담당하였던 이 분은 뭔가 걸린다며 열심히 사장님에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뭐라는 거야?"


사장님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계속 소통이 되지 않자 슬슬 짜증이 올라왔나 보다.


"그냥 하라면 좀 해라. 내가 이 일만 몇십 년 했는데 어?"


점점 소리가 커지신다.

하지 만계 속 무언가를 설명하는 외국 인분.

결국 사장님은 폭발하고 말았다.


"하지 마 이 새끼야. 내려가 너. 이 멍청한 새끼"


화를 참지 못하고 폭언을 하시는 사장님.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물론  또한 나서지 못하였다. 출근한  얼마  되었던 때였고, 당황스러움이 컸었다.


그저 불편한 마음으로 그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 기다릴 뿐이었다.




그날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층을 올라가더니 엘리베이터 이 열리고  외국인이 들어온다.


"내일, 안와"

"내일 안 오신다고요?"

"사장, 아까"


그분은 내일 안 온다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손을 휘저으며 사장이 자신에게 폭언한 것에 대해 설명을 한다. 설명하는 그분을 보고자니 표정에서부터 속상함이 보인다.


"아.."


그런 말과, 그분의 표정을 보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분의 말을 듣고만 있던 나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따,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마디 하였다.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그러자 씩 웃으며 90도 인사를 하고 가시는 그분.

내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그날 집에 돌아와 가족 예배를 드리는데 한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하심이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사람들이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 피하나이다'

시편 36편 7절


그리고 드는 생각.

우리 기독교인들이야 주의 날개 밑에서 위로를 받는데, 주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어디서 위로를 받을까.

그분은 교회를 다닐까?

아니라면 어디서 그 상처 받은 마음을 회복하지?


한 참을 이 말씀만 잡고 기도하다 보니 그런 마음이 들었다.


'오늘 많이 속상하셨죠?' 이 한 마디라도 해줄걸.

내일이라도 해야겠다.


하지만 그분은 정말 다음날부터 나오지 않았고,

위로의 말은 결국 전달되지 못하였다.


그분이 그때 상처 받은 마음을 회복했는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가끔 궁금한 건 못내 아쉬움이 남아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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