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ric Kim Feb 03. 2021

코로나, 걸릴만한 사람들이 걸리나 봅니다.

나도 나지만 남을 위해서 서로 조심 하자고요.



"응? 여기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일하네요? 안 답답한가?"


연구개발부서의 A팀장이 우리 사무실에 들어와 마스크를 쓰고 일 하면 안 답답하냐며 묻는다.

'그 소리를 듣는 제 가슴이 답답하네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 시국에 저게 말인가 방귀인가.

내가 답답해도 서로를 위해서 마스크는 당연한 거 아닌가..? 참으로 이기적일 수가 없다.

물론 A팀장은 마스크를 안 쓰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에 관하여 말을 할 수 없었다. 직급도 직급이지만 회사 분위기가 가장 문제였다.

회사 대표부터 "우리가 한 회사, 한 가족이니까 마스크는 잠깐 내리고 얘기할까요?"라는 말을 자주 하다 보니 실제로 많은 직원들은 마스크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옛말이 틀린 게 1도 없다.




금요일 오후 7:19분

회사 직원 한 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올 것이 온 것이다.


'OOO주임이 금일 코로나 19 검사 결과 양성(Positive) 판정받았습니다. 전 직원 코로나 19 검사 진행을 긴급으로 진행해 주시고 결과 나오는 대로 빠르게 공유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사실 나는 그동안 일일 확진자 수에 관하여 의문을 품고 있었다.

하루에 몇백 명씩 확진자가 생긴다는데 내 주변에 걸렸다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나의 이 의문에 답이라도 해주듯 회사 내 확진자가 나왔다. 그리고 막상 주변에 확진자가 나오자 나의 불안감은 극도로 올라갔다.




검사소에 도착하니 회사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나처럼 연락을 받자마자 가장 늦게까지 하는 병원을 찾아온 것이었다.

잠시 대기를 한 뒤, 비닐장갑을 낀 분에게 내 입속과 콧구멍을 잠시 내어주자 검사는 끝났다.

아픔에 콜록이며 검사소에서 나가자 회사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니 그래서 OOO주임은 왜 걸린 거래요?"

"어머니가 목욕탕에 갔다고 그러네"

"..."


황당하였다.

이 시국에 목욕탕이라니..

100번 이해하려 했지만 100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나 이미 벌어진 일인 걸.

그러게 모두들 돌아갔고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이 결과를 공유하기 시작하였다.

대부분 음성(negative). 하지만 안타깝게도 2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OOO주임과 같은 부서인 A팀장과 B본부장.  OOO주임과 같은 사무실을 쓰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평소에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던 두 사람이었다.


'여기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일하네요? 안 답답한가?'

지난번 A팀장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리고 보니 다들 걸릴만한 사람들이 걸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욕탕을 가고, 마스크를 안 쓰고..

어떻게 보면 자기가 편하자는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야기된 일들이 아닐까.

물론 확진자 중에 억울하게 걸린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자업자득이 아닐까 라는 생각.

그리고 하지 마라는 거 안 하고 하라는 거 하는 그게 뭐가 그리 어려운 것일까 싶은 씁쓸한 마음.


이거 다 나 편하자고 남 불편하게 만든 게 아닌가.

나도 나지만 남을 위해서 서로 조심 하자고요.

작가의 이전글 #_이건 진짜 코로나가 잘못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