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 불변의 법칙' 세상은 넓고 또라이도 많다.
"아니 차장님 이거 우리 잘못도 아닌데 막 화를 내고 그러면 이건 아니죠. 애가 당황해서 통화하면서 어버버하고 있는데 이게 뭐냐고요"
나 어버버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xx 이는 일 하면서 정말 화를 안 내는 거 같아"
하루는 점심을 먹으며 진상 화주들 얘기를 하던 중 L 계장님이 내가 화를 내는 걸 한 번도 못 봤다며 한마디 하셨다.
일하는데 어떻게 짜증과 화가 안 날 수가 있을까.
"저 화 많이 나요…. 그냥 속으로 삭히는 것뿐이에요..
그래도 티를 안 낼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며 대화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새로운 화주 건을 진행하다 봉변을 당한 일이 생겼다.
우선 업무 Process에 대한 설명이 조금 필요한데, 화물이 한국에 도착해서 수입통관을 진행하려면 해당 화물에 대한 가치를 알 수 있는 Commercial Invoice가 필요하다. Incoterm과 계약 형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굳이 포워더들한테까지 그것들을 오픈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보통 Shipper와 Consignee 간에만 해당 서류가 오고 가는 경우가 많다.
이 건도 그런 건이었다. 아주 단순하게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화주가 아무것도 모르는 분이었다.
통관을 해야 하기 때문에 관세사가 필요한 서류들을 요청했으나 자신은 그런 거 모른다며 내 번호를 팔았다. 당연히 나도 서류들이 있을 리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선적지 쪽에 연락하여 공유가 가능한지 문의를 했다. 시차도 존재하고 선적지도 Shipper에게 물어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이해할리 없는 화주는 도대체 물건이 한국에 도착했는데 왜 안 가져오냐며 화가 잔뜩 났다.
전화로 화내는 화주에게 현재 상황과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조곤조곤 설명해 드렸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럴 수 없기에 돌려 돌려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내가 대신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할 말이 없어졌는지 소리를 빽!! 지르더니 전화를 끊어 버리는 어르신...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딱 그 꼴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온몸으로 부들거리며 화를 삭이고 있는데 옆에서 내 통화내용을 듣던 L 계장님이 뭔가 잘못된 것을 눈치채고는 무슨 상황인지 물었다. 이번에는 티가 났나 보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우리 잘못도 아닌데 왜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하냐며 나보다 더 화가 나신 계장님...
다들 화가 왜 이렇게 많은지..
곧바로 해당 업체 담당 영업사원에게 전화해서 화를 내신다.
"아니 차장님 이거 우리 잘못도 아닌데 막 화를 내고 그러면 이건 아니죠. 애가 당황해서 통화하면서 어버버하고 있는데 이게 뭐냐고요"
정말 큰 소리로 화를 내가며 통화를 했기 때문에 너무 민망하였다. 분명 회사 모든 사람이 다 들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다 다를까 바로 여러 개의 메신저가 날아왔다.
'저거 xx 씨 멕이는 거 같은데... 어버버 뭐야..'
아.. 이건 빼박 일타이피다.
나 어버버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