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60억 분의 1의 확률은 그렇게 찾아왔다.

누군가와 연애를 한다는 건 60억 분의 1의 확률이 아닐까

by Eric Kim

확률로 따지면 60억 분의 1의 확률이 아닌가.

나와 맞는다는 것, 그리고 그 맞는 사람 중 한 사람과 연애를 한다는 것은.




첫 번째 소개팅을 한 뒤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나는 새로운 분을 만나게 되었다.


스튜어디스와 한 소개팅에서의 쓴맛 때문일까.

새로운 사람들 만난다는 설렘은 있었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였다.


첫인상은 조금 차가웠다.

그것은 나를 조금 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식당으로 걸으며 대화를 하다 보니 조금은 특이한 분이었다. 분명 내 왼쪽에서 질문을 하였는데 답변을 하려 보면 어느새 오른쪽으로 가있었다.


"연애 생각 없이 살다 이제 좀 하려고 나와봤어요"

"이제는 왜 연애를 하려고 하는데요?"

"음.. 이제는 외로워서요"


그동안 한 번도 웃지 않던 그녀가 이제는 외로워서 연애를 하려고 한다는 내 답변에 빵 터졌다.

어느 부분이 웃기는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웃는 모습을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만남인지라 긴장도 되고 괜히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서로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 느껴질 때마다 살짝 공간을 만들었다.


"왜 자꾸 도망가요?"


나에게 왜 자꾸 도망가느냐는 말에 멋쩍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만남

밥을 먹고 나오는데 내 겨드랑이에 손을 넣었다.

정확히는 뒤에서 내 겨드랑이에 앞으로 나란히를 하였다.

너무 깜짝 놀랐다. 놀란 나를 보고 너무 신나 하는 모습에 아무 말하지 못하였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던 10월이었다.

추운 날이면 손과 발이 금방 차가워진다고 하였다.

얼마나 차가운데요? 라며 손을 잡았다.

아마 내 겨드랑이에 한 앞으로 나란히부터 조금 편해졌나 보다.


세 번째 만남

이번에는 내가 동네 근처까지 가서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미쓰백' 아동학대를 받는 아이와 그 아이가 계속 마음에 걸리는 미쓰백의 이야기.

물론 미쓰백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그래서 그 아이가 더 마음에 걸렸다.

평소 아이를 좋아했던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화가 났으며 속상했다. 그리고 엉엉 울었다.


우는 걸 보이고 싶지 않아 코도 못 훔치고 소매를 눈물과 콧물로 적셔가며 완전 범죄를 꿈꿨지만, 당연히 걸렸다.

고양이도 아니고 수시로 얼굴로 향하는 내 손이 자연스러웠을 리가 없다.


눈물 콧물 다 흘린 얼굴로 영화관에서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연애를 해보자고 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만나게 되었다.




참 신기한 거 같다.

그렇게 노력했던 만남에서는 마주 보고 있는 시간조차 너무 힘들었는데,

잘 모르겠는 마음으로 나간 만남에서 인연을 만났다.


확률로 따지면 60억 분의 1의 확률이 아닌가.

나와 맞는다는 것, 그리고 그 맞는 사람 중 한 사람과 연애를 한다는 것은.


그리고 그 확률이 내게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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