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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지 Aug 02. 2018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리뷰

한 번 뒤돌아볼 여유, 그리고 이유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


 감독과 주연들의 내한으로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바로 그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입니다. 전작의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복귀하면서 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감독과 여주인공, 악역이 두 영화에 연달아 등장하게 되었죠. 톰 크루즈와 사이먼 페그, 빙 레임스, 미셸 모나한 등의 원년 멤버들에 레베카 퍼거슨, 숀 해리스, 헨리 카빌, 바네사 커비, 웨스 벤틀리까지 더해졌습니다.


 

 오로지 IMF의 절멸을 위해 결성되었던 비밀 조직 신디케이트와 그들의 뜻을 잇는 자들로 구성된 새로운 조직, 아포스틀. 핵무기 테러를 노리는 그들의 플루토늄 거래 정황이 포착되고, 잔당까지 뿌리뽑으려는 우리의 주인공 에단 헌트가 출동합니다. 그러나 작전 수행 중 불가피하게 내리게 된 판단은 너무나 큰 파장을 부르죠. 에단은 수습을 위해 만방으로 노력하지만, 그를 신뢰하지 않게 된 CIA는 자신들의 요원을 투입해 에단을 견제하고 작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그럴듯한 이름의 조직이 범지구급 위기를 초래할 테러 위협을 가하고, 그들을 막기 위해 에단 헌트가 출동합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전통이죠. <작전명 발키리>의 각본으로 톰 크루즈와 처음 만났던 맥쿼리 감독은 <잭 리처>로 액션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고, 시리즈 5편 <로그 네이션>으로 자신만의 <미션 임파서블>을 짜맞추었습니다. 상업성은 낮추고 현실성을 끌어올려 첩보물로서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구할수록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을 위험이 커집니다. 작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점점 불가피한 일이 되지만, 에단에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개중에서도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미 있는 사람들마저 지키기 힘들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한 명 더 만드는 것조차 누구보다 힘겹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이자 대장이기에 티는 낼 수 없습니다. 

 기존의 시리즈는 돌아가는 최첨단 장비들로 무장해 볼거리 위주의 전개를 보였습니다. 지난 <로그 네이션>은 시리즈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흔했습니다. <폴아웃>은 그 방향성을 더욱 확고히 합니다. 캐릭터에 한층 집중합니다. 에단은 언제나 그렇듯이 어떤 위기에도 임기응변에 이은 임기응변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적인 감정을 지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누구보다 위하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죠. 

 보안의 최전선에서 누구보다 영화적이고 영웅적인 활약을 펼치면서도 현실적인 고민에 고뇌하는 주인공들을 다루려면 영화도 장단을 맞추어야 하죠. 오프닝 테마곡이나 얼굴 변장 가면 등 시리즈의 정체성이 되는 요소들을 제외하면 차라리 <본> 시리즈에 가깝습니다. 판타지의 영역으로 나아가지 않는 이상 사건으로 꾸려낼 볼거리는 한계가 있기에 자칫 어두웠을 지 모를 등잔 밑을 꼼꼼히 살핍니다. 



 톰 크루즈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액션 철학을 설파했습니다. 자신은 오로지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영화를 촬영하고, 사람들은 CG와 실제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안다는 것이죠. 때문에 모든 액션을 직접 소화하는 일은 관객들을 위해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게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다가 발이 부러져 촬영이 7개월 중지되고, 헬리콥터 추격씬을 찍자고 1년이 넘도록 실제 주행을 배웠습니다. <폴아웃>은 아날로그 액션의 절정을 달립니다.

 본연의 색이 옅어지며 각본은 다소 단순해졌습니다. 특히 에단과 아포스틀의 대결, 미지의 인물 존 라크의 정체 등 독립된 영화로서의 긴장은 꽤 떨어지는 편이죠. 각본을 정교하게 구성하는 데 스스로 한계를 느낀 나머지 각본의 내용보다는 그를 매끄럽게 연출하는 데에나 신경을 쓰기로 결정한 것 같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수 싸움은 한 수 한 수의 탁월함보다는 난데없음에 치중해 있습니다. 5편의 인물들을 그대로 다 데려오고도 주조연들을 새로이 추가한 탓에 그 무게를 조금 버거워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무려 다섯 편의 잘 빠진 영화들을 이어 오면서 더 이상의 발전은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인물들의 성장을 보여주는 데 성공합니다. 맥쿼리가 시리즈 감독들 중 유일하게 연임이 가능했던 이유를 직접 확인할 수 있죠. 다만 더욱 확고해진 자신만의 색에 어색함을 느낄 관객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고스트 프로토콜>과 <로그 네이션> 중 전자를 더 선호했다면 조금은 심심한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90살까지 에단 헌트를 연기하고 싶다는 톰 크루즈의 열정에는 모두가 감복할 수밖에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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