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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지 Aug 07. 2018

<맘마미아!2> 리뷰

엄마와 아바가 들려주는


<맘마미아!2>
(Mamma Mia! Here We Go Again)
★★★


 소피와 세 아빠들이 돌아왔습니다. 1편의 개봉이 벌써 10년 전 일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네요. 아바의 명곡들과 소피의 진짜 아빠 등 빠질 단물은 다 빠진 줄만 알았건만, 어쩌다 보니 오래 기다린 속편이 되었습니다. 전편의 출연진에 앤디 가르시아와 셰어가 더해졌고, 원곡 가사를 살짝 바꾼 <Here We Go Again>이라는 부제가 붙었죠. 국내 제목은 부제가 빠지고 숫자가 붙으며 꽤 어정쩡한 모양입니다.



 엄마 도나의 모든 것이 담긴 호텔 재개장을 준비하며 홀로서기를 결심한 소피. 그녀는 엄마의 영원한 친구인 타냐와 로지, 그리고 사랑스러운 세 아빠들 샘, 해리, 빌에게 재개장 기념 파티 초대장을 보냅니다. 파티를 준비하던 중 소피는 엄마의 찬란했던 추억과 비밀들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렇게 누구보다 화려했던 도나의 젊은 시절이 한 타래씩 풀려나오기 시작합니다.

 여느 줄거리들만 살펴보면 이번 속편의 주제가 '소피의 오롯한 정신적 성장' 쯤인 것 같지만, 이번 2편은 속편과 프리퀄을 겸하고 있습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소피보다 릴리 제임스의 도나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큰 편이죠. 애초에 대단하고 무거운 주제보다는 도나가 세 명의 남자를 만난 과정과 계기 등 1편을 본 관객들이 가졌을 법한 자잘한 궁금증을 풀어 주려던 듯 합니다.



 1편은 어리고 철없는 이야기를 아바의 노래들을 통해 일종의 판타지로 둔갑시켰습니다. 막나가면서도 깔깔댈 수 있는 소위 '소녀 감성'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덕지덕지 발랐지만, 보고 듣는 감각의 위장으로 꽤 헐거웠던 각본과 미성숙한 인물들을 현실의 동화에 집어넣었죠. 아바의 노래에서 출발해 아바의 노래로 마무리된 영화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것만으로도 존재 의의를 확보할 수준이었죠.

 이번 2편은 무게추가 반대로 넘어갔습니다. 노래의 그림자가 걷히고 서사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소피가 아니라 도나입니다. 알아서 심심하지는 않지만 모른다고 손해볼 것은 없었던 내용입니다. 1편의 철없음을 살짝 변명하는 뉘앙스도 섞여 있습니다. (속편 생각 없이 만들었음이 분명한) 1편에서 화력을 다 써버린 아바의 노래들도 인상이 아주 강하지는 않습니다.



 러닝타임 내내 지켜본 누군가의 성장은 이미 닫힌 결말인데, 그 누군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다른 누군가가 지금까지의 성장 경험치를 한순간에 흡수합니다. 과정은 뻔히 다른데도 결과만 가져오니 감흥도 떨어집니다. 그를 가리기 위해 급격한 감정 소모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 얕은 시도만으로도 캐릭터의 깊이는 1편보다 발전했습니다. 아바 콘서트 실황을 보러 간 것이 아닌 이상 2편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에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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