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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지 Feb 20. 2021

<미션 파서블> 리뷰

마네킹 인형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어색하지


<미션 파서블>

★★☆


 김형주 감독의 데뷔작이자 김영광, 이선빈이 뭉친 <미션 파서블>입니다. 얼마 전 <승리호>로 넷플릭스를 뜨겁게 달구었던 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의 신작이기도 하죠. 평소라면 아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할 작품이지만, 설 연휴를 노렸던 영화들이 지나간 뒤로는 꽤 오랫동안 박스오피스에 머무를 찬스를 얻었습니다. 주연배우 김영광의 인터뷰에 따르면 손익분기점은 약 150만 명이라고 합니다.



 입금만 되면 뭐든 가능해지는 흥신소 사장 수한 앞에 어느 날 열정 충만한 비밀 요원 다희가 현금 천만 원을 내밉니다. 원래 접선하기로 했던 국정원 요원이 사라진 자리에서 오해로 벌어진 만남이었지만, 거금 앞에서 없던 애국심마저 솟아오른 수한을 막을 사람은 없었죠. 국가 안보가 걸린 무기 밀매 사건 해결을 위한 좌충우돌 우당탕탕 공조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제목부터 영 불길한 것은 사실입니다. 생각해낼 수 없어서 안 한 것이 아니라 차마 그렇게까지 할 용기가 없어서 놔두었던 제목을 기어이 가져갔습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가져갔다면 그래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그랬음을 증명해야 할 텐데, 또 내용만큼은 <미션 임파서블>의 패러디로는 보이기 싫었는지 오마주 비슷한 것도 찾기 어렵습니다.



 일단은 서로가 서로의 정체를 확실히 알지 못한 채 일단 팀을 이루어 사건을 해결하는 전개입니다. 수천 정의 권총이 대한민국으로 흘러들어 그 뿌리를 추적하는 임무인데, 던져 놓은 사건의 규모치고는 보여주는 것이 딱히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그야 비교적 저예산인데다 코미디라 그렇다쳐도 덩치에 맞는 다른 설정들이 많았을 터라 굳이 이렇게 구성한 이유가 궁금하기는 합니다.


 어느 장르의 영화든 코미디와의 결합은 항상 신중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뼈대는 해당 장르의 것을 갖춘 뒤 코미디를 양념으로 사용해야 최선의 선택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영화들은 해당 장르로 뻗으려던 시도가 한계에 봉착했을 때 은근슬쩍 핑계로 내밀곤 하죠. 가진 것으로는 이 상황을 더 이상 전개할 수 없으니 코미디는 이래도 되는 것이라며 얼렁뚱땅 넘어가려 합니다.



 이런 해결법은 단 한 번도 치명적입니다. 직전까지 진지하게 공들인 모든 것을 한순간에 실없는 것으로 끌어내리는 탓이죠. <미션 파서블> 역시 슬픈 예감을 비껴가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이럴 것이라 너무나도 당연하게 예상되었기에 후폭풍이 비교적 작기도 합니다. 포스터 카피에 '쌉가능'이라고 적어 둔 영화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꼴이 더욱 우습겠죠.


 그런 것들을 너그럽게 제하더라도 눈여겨볼 구석이 많지는 않습니다. 김영광의 능청스러움은 <너의 결혼식> 때와 크게 다르지 않고, 이선빈의 진지함은 아주 잠깐이었던 <오케이 마담>에서의 모습이 겹칩니다. 첩보물치고는 액션이라고 부를 만한 것도 많지 않은데다 국정원에 경찰까지 붙은 조연들은 머릿수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예측 가능한 범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말은 환장의 듀오라고 하지만 얼핏 겉으로만 티격대는 듯하고, 대충 싸웠다가 대충 화해하는 그 흔한 전개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쉬운 건 아닙니다. 어수룩할 때는 어수룩해 보이더라도 진지해야 할 때만큼은 또 계속해서 진지했더라면 실제로 어느 정도 노렸던 반전 매력도 더욱 확실히 잡을 수 있었겠지만, 어느 모로 보나 딱히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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