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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킬러> 리뷰

열 길 물 속 한 길 사람 속

by 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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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킬러>
(Hunter Killer)
★★☆


<오페라의 유령>부터 <300>까지 다양한 연기를 펼치던 제라드 버틀러가 이제는 완전한 액션 배우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올림푸스 해즈 폴른(백악관 최후의 날)>, <런던 해즈 폴른>, 내년의 <앤젤 해즈 폴른>으로 액션 3부작까지 손에 넣었네요. 단타 흥행으로 재미를 좀 보았는지, 포스터에도 적혀 있듯 다시 한 번 해즈 폴른 시리즈 제작자들과 의기투합한 <헌터 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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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격침당한 잠수함의 행방을 찾기 위해 '헌터 킬러'를 극비리에 투입하고, 함장 글래스는 이 사건이 러시아에서 발생한 쿠데타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이에 글래스는 최정예 특수부대 네이비 씰과의 협력으로 러시아 국방장관의 손에서 러시아 대통령을 구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동시에 자신들을 노리던 러시아 함장까지 자신의 잠수함에 태우게 된 글래스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죠.

미국과 러시아의 정치적, 물리적인 분쟁을 소재로 정의감 투철한 미국인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 한 해에도 수없이, 할리우드 대작과 2차 시장 직행용을 가리지 않고 양산되는 영화입니다. 저마다의 그럴듯한 설정과 장면은 한두 개씩 가지고 있지만, 결국 멀리서 보면 다 비스무리한 모양들이죠. 제라드 버틀러, 게리 올드만, 커먼과 함께했고, 미카엘 니크비스트의 유작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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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킬러>는 미국 대 러시아의 교과서적인 대형을 한 번 더 세분화합니다. 양측 모두는 어떻게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세력과 당장 전쟁을 준비하려는 세력으로 다시 한 번 나뉘죠. 동종 영화들이 그러하듯, 미국을 절대적인 선으로 묘사하는 오만을 피하려 합니다. 물론 제아무리 예측을 어렵게 던진 공이라도 결국 땅으로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껏 여러 영화들이 육해공을 넘나들며 다양한 전투씬을 선보여 왔고, 바닷속과 잠수함도 아주 특별한 무대는 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헌터 킬러>는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다고 굳게 믿는 몇 장면을 야심차게 드러내죠. 예고편에 들어가면 눈길 잡기 딱 좋은 비장의 명장면도 타이밍 좋게 꺼내놓습니다. 육지에서 벌어지는 네이비 씰의 전투도 강약이 안정적으로 조절되어 있구요.

하지만 기승전결의, 각본상의 모든 장치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국가와 신념이 다양하다 한들 결국 주인공이 옳다는 진리는 절대적입니다. 또한 액션 영화를 표방하면서도 대부분의 전투는 잠수함 내에서 지시와 하달로만 이루어지기에 긴장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죠. 제라드 버틀러를 모셔와 놓고 제대로 된 육탄전 한 번 준비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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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올드만의 비중은 포스터에서 차지한 면적이 아까운 수준이고, 래퍼의 영혼을 벗지 못한 커먼은 대사에서 진한 플로우가 느껴져(...) 몰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해상 명장면들 역시 비주얼에 올인했던 피터 버그 감독의 <배틀쉽> 하위 호환이라는 인상이 강했구요. 이단 헌트급 주인공을 내세우지 못하는 이상, 액션과 외교 다툼을 섞으려는 시도는 대부분 이 정도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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