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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현 Nov 02. 2023

개발 공부를 다시 시작하며 든 생각들.

창업을 도전했던 과거, 같이 일했던 개발자분이 서비스를 뚝딱 만들어내는 모습이 멋져보였습니다. 웹페이지 하나 정도는 뚝딱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부터 지금까지 겉핥기식 개발 공부는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너무 겉핥기식인게 문제이지만요.


최근엔 개발자 한 분의 가이드를 받아 사내 관리자 페이지를 똑같이 만들어보는 중입니다. 당연히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수만가지 오류를 마주하며 스트레스도 받기도 하고, 또 배움의 기쁨도 즐기는 중입니다. 그 와중에 관리자로서 느꼈던 점들을 한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개발자는 실무를 너무 몰라 < 실무자는 개발을 너무 몰라


사무실 책꽂이에는 "오늘도 개발자가 안된다고 말했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얼마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 싶습니다. 실무자는 불편해서, 느려서 등등 다 해달라는 이유가 있는데 개발자는 그 이유를 알면서도 왜 안된다고 말하는 걸까요?


제가 부등호로 표시했는데, 서로의 일을 모르는 정도를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실무자가 개발을 모르는 정도가 더 크다고 공부를 하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어떤 제품이 동작하는데까지 보안, 인증, 유효성 검사 등 너무나도 고려할 게 많았습니다. 때문에 실무자의 수정/보완 요청은 "된다"보다는 "안된다"고 말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개발조직을 운영하는게 좋을까?


모르는 일을 위임하면 관리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선 내가 완벽히 체득하고 매뉴얼화한 뒤 위임해야 합니다. 그걸로 끝이 아닙니다. 위임한 뒤 아웃풋을 지켜보며 잘 수행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그게 올바른 관리방법입니다. 그러나, 보통의 회사는 개발은 정반대로 합니다. 개발을 모르니 개발자를 뽑아 위임합니다. 위임 받은 개발자가 퇴사하면 ? 또 다른 개발자를 뽑습니다. 안타깝지만 그렇게 제품은 망가집니다. 


너무 부족한 생각일 수 있지만,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고 관리하려면 창업자(또는 팀)가 개발자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개발을 제대로 알고 이를 위임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코드 한 줄 짤 줄 모르는데 제품 개발 속도가 느리다고 한 숨을 쉰다는 건 애당초 논리적으로 이상합니다.



당연히, 개발자만 창업할 수 있고 그래야만 사업이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다시 말해 [개발 조직 운영]이라는 측면만 봤을 때 더 올바른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입니다. 개발팀 관리에 대한 고민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 기초적인 부분이라도 개발을 배워보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개발자가 실무를 몰라서 생기는 문제보다는 그 반대의 문제가 더 크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할 능력이 있는 개발 조직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개발 조직을 만들어낸다는 건 정말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 팀을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이 쓰는 돈과 누군가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머나먼 먼 훗날엔 AI가 다 알아서 개발해주지 않을까요? 그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조금씩 코드 공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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