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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현 Dec 21. 2023

기존 문법을 거부하는 '핵개인'들의 사회

[독서기록]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송길영 작가님이 쓴 책은 모두 읽었다. 책들이 갖는 공통점이 있는데, 책이 말하려는 내용보다도 신선한 사례가 더 기억에 남는다. 예를 들어, 전작 [상상하지 말라]에서 세탁기 일화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1인 가구가 늘어나 제조사에서 세탁기를 작게 만들었는데, 알고보니 1인 가구는 빨래를 모아서 한번에 한다라는 사례였다. 이번 책도 재밌는 사례들이 많아 따로 메모한게 정말 많았다.


전라북도 무주군의 이장은 필리핀댁 김조이씨 입니다.


이유가 재밌다. 활달하고 이타적인 성격이라 마을 어르신들이 떠밀다시피 해 70% 찬성으로 뽑혔다고 한다. 비슷한 결로, 요즘 K-POP은 한국인만 있는 건 아니다. SM 소속 에스파라는 그룹은 절반이 외국인이다. 사회는 이미 다양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프랑스는 혼외출생자가 60%가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은 혼외 출생비율이 3%로 가장 낮은 국가다. 정책은 "결혼을 장려하여 출생률을 높인다"는 기조로 움직인다는 건 어떤 다양성도 포용하지 않는 기성 세대가 가진 문법이다.


결손 가정이라는 단어가 있다. 부부와 두 아이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아니면 잘못된 가정이라 여겨왔고, 지금이라고 다르진 않다. 이젠 기준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 다양성 안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핵개인"을 포용할 수 있는 기준. 누군가에게 이해를 강요할 순 없지만, 적어도 갈등이 커지는 방향은 아니어야 할 것이다.


AI는 인류에겐 축복이지만, 당신에게 재앙일수도 있다.


챗GPT가 등장하면서 올해 가장 핫한 키워드는 "AI"일 것이다. 아이언맨 영화 속 자비스처럼, 무엇이든 아낌없이 알려준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부동산, 세제, 법률 등 고유 전문 영역을 파괴하는 서비스들이 속출할 것이다. 이를 이용하는 인류에겐 축복이지만, 그걸로 밥벌이를 하는 누군가에겐 재앙이다.


앞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을 열심히 하거나 숙련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없애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문제는 그의 직업이 일을 없애는 것이라면, 그 사람 본인은 그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이냐는 모순이 남아있습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재앙 속 생존법이다. 바로 AI에게 기존 일을 위임하는 방법을 찾고 담당자를 없애는 것이다. AI는 24시간 일하고, 연차도 쓰지 않으며, 복지도 필요없다. 게다가 앞으로 똑똑해질 일만 남아있다. AI가 아니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일자리를 AI로 대체하는 일이지 않을까?


상호 허겁이 인간을 평화롭게 만든다.


연공 서열이 자리잡은 직장, 키워줌에 대해 보상을 바라는 부모 등은 '요즘 것들'로 칭해지는 MZ 세대는 이해하지 못한다. 직장이라면 "그만 두면 되는데 ? " 가족이라면 "내 친구 부모는 더 해줬는데?" 라는 반문을 한다.


당연히 우리를 키워준 세대에게 보답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연공 서열을 택하는 회사도 이해 받아 마땅하다. 그게 최선이였으니까. 결국은 우리 모두가 지속 가능한 구조인지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호 허겁(mutual cowardice).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영국 작가 새뮤얼 존슨이 쓴 표현을 인용하여 한 말이다. 서로를 적당히 두려워하는 관계가 생태계에 최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저자가 이게 정답이라고 말하진 않는다. 다만 어렴풋한 방향은 될 수 있다.



책 에필로그 서두에는 "인정 강박, 경쟁하지 않는 사회를 위하여" 라고 쓰여있다. 부, 명예 등 어떤 평가 기준이 일차원이라면, 우리는 타인과 비교하게 되고 경쟁하게 된다. 저자는 그 방향이 이차원, 삼차원이라면 목표를 찾아 나아가는 개인들이 있을 뿐, 경쟁하는 고통은 없앨 수 있다고 말한다.


파편화되는 개인들과 변해가는 사회. 두근거림보단 답답한 마음이 더 크다. 세대 간 갈등이나 저출산, 고령화 등 여러 문제들이 해결되기 보단 악화될 확률이 높다. 다음 달이면 아이를 출산한다. 내 아이가 겪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보다 윤택한 사회이길 바라본다.


https://blog.naver.com/jhkim921225/223299373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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