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아아디어 불패의 법칙, 알베르토 사보이아
2017년에 친구 둘과 창업을 했었다. 총 3가지 아이템을 검토했었고, 그 중 한 개는 고객에게 선보이기까지 했다. 안타깝게도 망했고, 이제는 '그때 그랬지' 하며 안주거리로 가끔 떠올리곤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내 역량이 부족해서 실패했다고 확신했다. 아이디어 보다는 팀 스피릿과 훌륭한 실행이 중요하다고 믿어왔다. 근데, 구글 엔지니어링 디렉터와 혁신 전문가를 역임한 저자는 말한다. 애당초 안될놈은 뭘 해도 안된다고.
저자에 따르면,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하는 일은 누구나 해낸다고 말한다. 돈과 시간이 있으면 해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구현된 그 아이디어는 시장에 빈번히 실패한다. 창업을 도전하는 대학생들 이야기가 아니다. 구글, 아마존, 애플 등 세계 1위 기업도 실패한다. 왜 ? 애당초 될 놈이 아니니까.
안될 놈은 안된다고 말하는게 참 비정하다. 안될 놈도 되게 만드는 스토리에 우리는 더 익숙한 듯 싶다. 근데 될 놈이라 믿으며(속으며) 투입되는 시간과 돈, 정신력을 고려해보면, 빨리 될 놈과 안될 놈을 구분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정수라고 보면 되는 대목이다. 먼저 가설을 명확히 세우는 부분이 꽤 인상깊었다. 보통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A라는 제품이 있으면 모두가 좋아할 거야." 정도로 제품을 만든다. 그러나 저자는 XYZ 가설검증이라는 수단을 통해 뭐든 숫자로 명확히 정의내리길 권한다.
그렇게 정의된 XYZ 가설은 가장빠르고 저렴하게 검증할 수 있게 범위를 줄이고, 프리토타이핑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는데, 프리토타이핑은 마치 그 제품이 있는 것처럼 고객에게 빠르게 권하는 모든 수단을 뜻한다.
토스 사례가 떠올랐다. 토스 대표는 간단한 송금 툴이 나왔으니 사전 신청하라는 랜딩페이지로 시작했다. 실제 앱이나 서비스가 없었다. 폭발적인 반응을 확인하고 그렇게 토스가 탄생했다. 정부가 규제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미 프리토타이핑을 통해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긴 시간을 버텨냈고, 지금의 토스가 탄생했다. 한국판 프리토타이핑을 실행한 대표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 때 설문지를 참 많이 만들었다. 어떤 가설이 타당하다는 증거로 활용했었다. 저자에 따르면, 설문조사는 적극적 투자 지표가 아니다. 다시 말해 무용지물이다.
'스킨 인 더 게임’이라는 용어가 책에 등장하는데, 현실에서 진짜 내 아이디어를 사줄 적극적 투자자를 통해 아이디어를 확인해야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신사업이 기획되고 런칭할 것이다. 이 책이 말하는 프리토타이핑이나 가설검증이 최선이 아닐 수 있지만, 반드시 한번은 이 방법론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본다.
창업을 하거나, 신사업을 준비하는 누군가라면 필수적으로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 “아이디어 불변의 법칙”이였다. 부디 누군가에게 실패 확률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