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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현 Mar 18. 2024

고객을 향한 진심은 끝내 통한다

[독서기록]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김윤정


저자는 용인에서 남편과 막국수를 판다. 가게 이름은 '고기리 막국수'. 가게 이름은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언젠가부터 손님들이 '고기리'라는 말을 앞에 붙였기 때문. 손님이 정한대로 가게 이름을 정하는 이 가게. 어떤 점이 달라 오랜 기간 사랑받는 가게가 될 수 있었을까.




고객을 손님으로 모시는 마음


어딘가 딱딱하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고객'이 아니라, 정겨운'시옷'발음이 단정한 '니은'위에 내려앉아 입속에서 '님으로 퍼져나가는 말 '손님'. 저는 이분들을 평생 모시기로 했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세상에 유일한 단 한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마음이었습니다. 



홈페이지 영상을 보면 곳곳에 손님을 위한 배려가 묻어나는 인테리어를 했다. 책을 통해 확인한 바, 저자는 장소 뿐만 아니라 많은 고객 만족 포인트를 만들어뒀다. 접객을 하는 방법부터 다르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편한 곳 아무데나 앉으세요"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방향을 가리키는 손 끝의 언어를 곁들여 정확하게 좌석을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고기리 막국수집에서는 파인다이닝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생화를 볼 수 있고, 방마다 좋은 음질을 갖춘 스피커에서 피아노곡이 나온다. 모두가 저자가 손님을 향한 진심을 담은 장치들이다. 


브랜딩, 마케팅을 명목으로 고객 경험보다는 보여지는 부분에 힘을 쓸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건 사진 찍을만한 Zone 보다는 작은 배려가 묻어나는 장치들이지 않을까 싶다. 나아가 그 배려들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 그게 다른 막국수집에는 없는 고기리 막국수의 저력이란 생각이 든다.



작은 것들부터 손님을 위하라.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일은 식당 내부에서도 이어집니다.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화장실입니다. 고급 호텔 화장실에 가면 항상 처음 사용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심지어 휴지도 새 것 같고요.


손님의 입장이 되어보는 일은 뭔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렇게 작은 일에 가깝습니다. 수시로 화병의 물을 갈고 줄기 아랫부분을 사선으로 잘라두는 일처럼요.


간혹 화장실이 더러운 식당에 가면 음식이 맛있어도 기분이 씁쓸할 때가 있다. 음식이 맛은 있으니 친구랑은 다시 오더라도 가족과는 못오겠다는 식당들. 물론 식당 사장님들도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 틀어진 고객 마음을 돌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책에서 화장실을 새롭게 짓는 일화가 나온다. 저자는 화장실 같지 않은, 마치 집 같은 화장실을 목표로 했기에 화장실을 건식으로 짓게 된다. 건식 화장실은 잘못 관리하면 물 때가 사라지지 않아 큰 단점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본인이 매일 청결을 유지하더라도 화장실에서조차 고객 만족을 지향하기로 결정했다.


부디 전국에 계신 많은 요식업 사장님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지금 우리 서비스에는 이런 점이 없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마치 화장실 청결 상태처럼, 어딘가 고객 경험을 무너뜨리는 사소한 점들이 있지 않을까. 그런 관점으로 고객 경험 디테일을 설계해야 했었다는 반성을 해본다. 


화려한 광고나 마케팅 전략으로 손님의 눈과 귀를 잠시 사로잡을 수 있을 지 몰라도, 손님의 마음을 얻으려면 진심을 다해야 했습니다. 


고객을 위하다보니 성공했다는 뻔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다. 청결을 유지하고, 진심으로 고객을 대하고, 맛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 그 당연한 걸 365일 유지했고, 자연스레 고객에게 사랑받게 되었다는 이야기. 저자의 진심이 묻어나는 '뻔한'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가 내게는 꽤나 울림이 컸다. 


아이템이 중요한가. 막국수라는 객단가 만원이 안되는 아이템으로도 고객을 감동시키는 노력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진심. 과연 나는 고객 만족에 진심을 다하고 있나. 읽는 동안 많은 반성을 했다. 자영업을 하는 분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읽으면 좋은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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