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일의 감각, 조수용
유튜브에서 우연히 저자가 한 인터뷰를 인상 깊게 봤다. 네이버, 카카오라는 IT대기업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지낸 저자는 업계에서 '감각'있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 책 내용도 훌륭했지만, 저자가 만들었던 산출물들도 사진과 함께 확인할 수 있어 책이지만 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아 읽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다. 읽는 동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감각이 좋은 사람에겐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그들은 '모험가'처럼 살려고 노력합니다. 파악하려는 대상을 억지로 암기하듯 공부하지 않습니다. '몰입하는 시간'과 그렇지 않은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평소 대상의 주변을 돌며 계속 무언가를 '발견'하려고 합니다.
- 일의 감각, 조수용
어떤 것이든 좋아해 보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감각의 시작입니다.
- 일의 감각, 조수용
감각 있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그들은 무언가에 푹 빠져봤고, 그 안에서 기쁨과 고통을 맛본 사람들이다. 푹 빠져봤으니 깊이가 남다르다. 간혹 그로 인해 어떤 측면이 편향된 사람들도 있다. 근데 진짜 감각 있는 사람은 그 편향됨까지 존중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매력적이고 멋지다. 그렇지 않은 나에겐 늘 동경의 대상이다.
그들이 모험가라고 한다면, 나는 스타트업에 종사하고 있고 다양한 일을 도전해 왔으니 커리어적 측면에서는 모험가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취향, 취미, 애호라는 영역에서는 완전 꽝이다. 나름 취향과 취미는 있지만, 내가 무언가 푹 빠져있는 건 따로 없다. 이따금씩 달리기나 골프 같은 운동에 빠지곤 하지만, 누군가에게 자랑할 만큼 몰입한 적은 없다.
저자는 어떤 것이든 좋아하는 능력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감각의 시작이라면, 내게도 승산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우선 시간 구분 없이 무언가를 좋아하기 위한 노력을 할 자신은 없다. 우선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어 관심사를 찾아 좋아해 봐야겠다. 2025년 새해 목표로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직원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작은 일에도 충분한 의미를 부여하는지'입니다. 이런 태도가 그 직원이 가진 마음가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 일의 감각, 조수용
일의 감각을 논하는 저자가 말하는 직원 평가 기준이 참 와닿아서 작성해 봤다. 반성도 했다. 리더라는 이유로, 급한 게 있다는 이유로 디테일을 무시할 때가 많다. 작은 일에 충분한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 그 끈질김이 어떻게 보면 일의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깊이 좋아할 줄 아는 사람도 작은 디테일에 의미 부여하는 사람일 게 분명하다. 사소한 차이를 발견하고, 그 차이를 가치로 만들어 내는 사람. 카카오와 네이버라는 대기업에서 많은 사람을 관리한 저자가 세운 HR 정책(?)이 위와 같다면, 인사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곱씹어볼 만한 내용이지 않을까.
저자는 매거진 B 발행인이기도 하다. 표지만 봐도 ‘감각’적인 인상을 주는데, 내용도 브랜드에 대한 철학과 스토리가 감각적으로 담겨있다고 한다. 이 책을 계기로 매거진 B도 한번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내가 만든 제품이나 브랜드가 매거진 B에 실릴 날을 상상해 보며, 술술 읽히나 내용은 꽤 무거워 곱씹을게 많았던 책 ‘일의 감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