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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 Oct 17. 2021

힘을 빼고

케이팝 다시 보기 #2. 데뷔 9년차 아이돌 일상을 보며

카이가 나 혼자 산다에 나왔다. 아직 영상은 못 봤는데 클립으로 잘라 둔 것만 유튜브에서 조금씩 보았다. 종인이가... 벌써 데뷔 한지 9년 차라니... 진짜 시간이 빠르다.

오래오래 하려면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의식한다고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애써서 '초심을 잃지 말아야지!' 하는 사람치고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시간이 지났는데 어떻게 처음 같을 수 있을까. 춤은 추다 보면 늘고, 좋은 감정들도 매일 느끼다 보면 무뎌질 것이다.

고수들은 힘을 뺀다. 수영할 때도 물에 뜨려면 힘을 빼라고 한다. 아니 죽을 것 같은데 힘을 어떻게 빼요, 하지만 죽지 않으려면 힘을 빼야 물에 뜬다. 힘은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참는 숨이나 발길질에서 나오는 것이지, 물을 무서워해서 몸에 힘을 주고, 근육에 긴장을 주게 되면 쥐가 난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도, 최근에는 킥고잉을 처음 탔을 때도 그랬다. 긴장하고 몸에 힘을 주는 순간, 다치게 된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잘하게 될 때쯤, 나도 모르게 가장 완벽하게 힘이 쑥 빠진다. 그래. 뭐든 쉽게 하기까지가 제일 어렵다. 물 흐르듯 하는 것은 제일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그만큼 쉽게 할 수 있을 때까지의 힘을 들여야만 하는 수많은 과정과 단계들이 있다.

잘하게 되기까지, 스스로 빛나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어두운 시간들을 지나왔을지. 다른 영상을 보니 조카들이 자기 춤 보고 유치하다고 하니까 (삐져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초심을 다시 잡은 것' 같고, '노력해야겠다' 고 생각했다고 한다. 진짜 귀엽다.  철 들지 않는 카이. 그게 눈에 보일 때는 그냥 부럽다. (물론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겠지만) 그것 이상으로 그냥 춤이 좋고, 재능이 있고, 그리고 정말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아서.



영상을 보고 인상 깊었던 댓글을 캡처했다. 이타적인... 정말이지 천사 같은 카이... 말하는 습관도 너무 예쁘더라. 누나 고마워, 존경해, 조카들한테도, 친구에게 춤 가르쳐주면서도, 몽구한테도 "아우 착해"하는 종인이... 정말 귀엽고 소중...

<오늘의 감상>

- 잘하면서 여유까지 가진 내가 되고 싶다.
- 힘 빼고, 쉽게 하는 것을 쉽게 부러워하지 말자. 누구보다 처절하게 싸워서, 어렵게 얻어낸 보물이다.
- 아등바등하는 못난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 세상에는 여전히 신기한 게 많고, 내가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면서, 두 눈을 반짝일 순간들이 많이 가진 사람으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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