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오전 4시 52분 우엉으로부터
지난 9월은 사랑주의자인 내가 참 오랜만에 다양한 사랑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기였던 것 같아.
'알고 있지만'을 시작으로 9월 중순부터 몰아쳐버린 우리의 사랑 이야기~ (우리 둘이 하는 사랑 아님 주의) 그거와 더불어 너와 나눈 감상이 좋았어.
사람은 다 겪은 만큼의 사랑을 하고, 주고, 받는다고 생각하거든. 자기가 아는 것 이상으로 줄 수 없고, 그걸 숨길 수도 없는 것 같아. 나는 재언이가 (물론 송강 얼굴일 때) 엄마랑 얘기하는 장면이 되게 슬프더라고... 자기가 받은 사랑이 딱 그만큼이라서 더 큰 사랑이라는 걸 줄 수가 없는 거야. 나비한테나 다른 여자들한테 잘해주고 싶어도 결국 자기가 받아온 히스토리를 거스를 수는 없는 거지.
그리고 자기 식으로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결국은 다 상처고 남들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저건 사랑은 아니지' 하게 된다는 게 (송강 얼굴로 봐서 잘 와닿지 않지만)(송강 얼굴이 개연성) 사랑을 잘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있겠군, 하고 생각했어.
그래서 나는 내가 덕질하는 내내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서 다행이고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 와중에 '나한테 그 정도의 사랑이 있다면 어디에선가 그게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 꼭 로맨스가 아니더라도 친구와의 사랑, 부모님이 주시는 사랑, 무언가에 몰입하는 사랑, 신앙으로부터 오는 사랑, 일에서 오는 성취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등등 사랑에는 여러 가지 모양과 갈래가 있는 거니까.
그래서 또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걸 같이 좋아해 주는 딱복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게 되었다 이번 달에도 ㅋㅋㅋㅋㅋㅋ 나는 네가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조금 슬프기도 해. 너는 뭘 좋아하니? 밖에 나가는 것, 친구들, 너의 고양이들, 김백승, 과일, 그리고... 나? (뭐래) ♡
오랜만에 드라마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있어서 좋았어. 네가 선뜻 보겠다고 해서 말이야!! 되게 좋았어~ 같은 걸 보고 좋은 느낌, 싫은 느낌을 거침없이 막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된 것 같아서 좋아. 그리고 너랑 나랑 그게 같지 않은 부분에서도 서로 쿨하게 "오케이~"하고 넘어가는 게 제법 웃기고 참 내일모레 마흔 같았다는 점 ~
그리고 네가 귀염둥이 막내로 나무 위키를 수정해 준 덕분에 나는 또 하나의 언어를 배웠어. 그거 아니었으면 영영 몰랐을 텐데 (아마 해보려고도 안 했을 듯...) 최애가 기뻐하는 것도 (뭔가 채워져 있으면 뿌듯하지 않을까?) 좋은데 나는 내 최애를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으면 좋겠거든. 그래서 영상도 올리는 거고... 사전 검수해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난 아무래도 마케팅이 체질인가 봐. 오이소! 보이소! 사랑하이소!!
일 얘기하니까 생각나네. 9월 연휴 지나고 개 바빴을 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가도 1. 최애 2. 최애를 사랑함 공지를 떠올리면서 열심히 살았다... 일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더욱더 일을 사랑할 수 있도록 나를 동기 부여하는 존재가 최애인 것도 좋은 것 같아. '저렇게 하면 오래 일 못해'라고 하긴 했지만 내심 그 열정이 부러웠는지도 모르겠어. 나도 나름대로 일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라서...
나이 들어도 우아하게 사랑하고 멋지게 사랑하는 그런 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 더 많이 주려면 내가 더 깊은 사람이 되어야겠지? 말로만 말고 진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계속 배워야지... '좋은 사랑'이 뭘까, 나는 지금 잘 '사랑하고 있나' 끊임없이 자기 자신한테 물어보면서...
사랑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진지해져 버린 9월이었는데 ㅋㅋㅋㅋ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사랑의 서 아니냐? 웃겨 죽어~! 아냐 죽지 마. 살아. 오래오래 살아. 오래오래 살아서. 김백승 이재호 성인 되는 거 봐. 눈물 흘려. 눈물 닦아. 감동해. (??ㅋㅋㅋㅋㅋㅋㅋ)
휴 암튼 너의 심장 박동수가 ㅋㅋㅋㅋ 128까지 치솟는 것도 보고 아주 즐거운 컴백 시즌이다. 다음 편지는 활동 중에 쓸 수 있을 테니 또 베갯잇 한 번 적셔보자.
쥐리는 사랑 중인 우리가 난 너무 좋아.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