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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혁 Jul 17. 2017

베스트셀러란 무엇인가?

베스트셀러와 좋은 문학 간의 갈등과 쾌감

좋은 작품과 많이 팔리는 것은 다르다.

 


    

2016년 대중음악 가수가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유대인 출신 저항의 메시지를 전하는 미국의 포크록 싱어송 라이터 밥 딜런(75)이 그 주인공이다.

물론 '시인'으로도 불리는 밥 딜런이지만 가수로서의 위상이 워낙 높아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을 이변으로 본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 '라이크 어 롤링 스톤'(Like a Rolling Stone) 등의 노래는 한림원으로부터 "위대한 미국 노래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래의 감동은 한권의 책보다 컸다”는 반응으로 밥 딜런의  자서전을 필두로 관련된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철학자 중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1908년에는 독일의 루돌프 오이켄, 1927년에는 프랑스의 앙리 베르그송, 1950년에는 영국의 버트런드 러셀이 각각 상을 받았다.

     

1953년 처음으로 정치가인 윈스턴 처칠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면서 "역사적이고 전기적인 글에서의 탁월한 묘사 능력과 인간의 가치를 옹호하기 위한 눈부신 웅변술"을 수상 이유로 내세웠다.

     

우리나라는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없는 반면 일본은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과 1994년 오에 겐자부로의 <만연원년의 풋볼>로 두 명이나 된다.

     

흥미로운 건 중학 시절 야스나리의 작문 점수가 높지 않았고 중학 성적표의 작문 성적이 전교생 88명 중 86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책은 읽지 않으면서도 노벨상을 원한다.  노벨문학상을 못타는 이유는 다양하다.

밥 딜런


장편보다 단편에 강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장편을 독자가 잘 읽지 않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에 대하여 방대한 지식과 통찰의 과정을 거쳐 그것을 담아 낼 수 있는 타언어로 번역능력이 부족하다.

자기 문화의 독특한 특성을 발휘하면서도 타문화와의 공감과 이해의 폭이 넓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영국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은

영국에서 출판된 영어소설을 대상으로 주는 상으로, 노벨 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힙니다. 

소설 '채식주의자'를 쓴 작가 한강 씨가 한국인 최초로 이런 세계적인 권위의 맨부커상을 받았다.

수상작 ‘채식주의자’는 한 평범한 여성이 인간의 폭력성을 상징하는 육식을 거부하고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사회적 관습을 거부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

     

한국 문학의 작품성과 완성도를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보편성을 보여 줌으로써, 한국문학의 위상이 한층 높여준 것이다.

당연히 2016년 최고 판매량은 68만부로 한강의 '채식주의자'로 집계되었다.

     

2012년 힐러리 맨틀은 역사소설 <시체를 대령하라>로 부커상과 코스타소설상을 받았다.

이 책은 6개월 만에 거의 100만권이 팔렸다.

     

반면 E. L. 제임스의 대중 연내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동일 기간 수천만권이 팔렸다.

이 책은 큰 문학상을 받은 적이 없다. 남들이 뭐라 하든 열심히 돈을 번 것이다.

     

이런 모습에 청교도 기질의 비평가는  독자들의 “구제 불능의 존재”라고 부른다.

출판사들이 ‘저질’ 문학을 팔아 ‘양질’의 문학대금을 취득한다는 것이다.

저질 오물 문학이라고 비난에 앞서 대중적 문학의 인기라고 볼 수 있다.

7권의 <헤리 포터> 시리즈가 나올 때 구입자들은 일종의 국경일이 라도 된 것처럼 마법사 옷을 입고 밤새 책방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베스트셀러’란 무엇인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들어간 것으로 저자의 로망이다.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서는 저자의 유명도, 제목의 탁월성, 탄탄한 스토리텔링, 흥미 있는 콘텐츠, 독자들을 쉽게 이해시키며, 추천사가 화려해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활동 (블로그 홍보, 기타)이다.

  

   


책 좀 읽는다는 사람에게 베스트셀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많이 팔린다고 좋은 책이 아니라는 고집을 부린다.

     

베스트셀러의 장단점을 살펴보면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아본다.



 


베스트셀러의 장점은

     

첫째, 단순히 판매차트가 아니라 독자를 자극해 몰려가게 하는 일종의 ‘무리 반응’을 만들어 낸다.

댄브라운의 <다빈치 코드>가 2005년 첫 발간되었을 때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2년 동안 다른 모든 소설을 능가해서 팔렸다.

     

둘째, 지금 이 순간 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정의에 굶주릴 때에는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딱딱한 책도 많이 팔리고 힐링류가 판치면 우리가 스트레스로 인하여 힐링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증거이다.

셋째, 베스트셀러 목록은 책과 친밀감을 주고 비교적 쉬운 책 읽기를 가능케 한다.

     

베스트셀러의 단점은

     

대부분 재빨리 왔다가 재빨리 사라진다.

저질스런 상품화를 통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보여 진다.

마케팅 실력으로 한번 베스트셀러에 들게 해서 노출효과로 인해 계속 팔리기 때문이다.

이 때 사재기 전략이 가장 저렴하면서도 잘 먹힌다.

남들이 책을 읽었다는 베스트셀러의 존재로 나도 질 새라 책을 사버리게 된다.

책의 내용에 관계없이 광고와 순위에 올랐다는 사실로 책을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호기심과 속물주의가 적절히 타협하여 실제로 읽지 않고 책장에 비치되는 베스트셀러가 탄생한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수백 년 동안 살아남았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정치적 격변을 배경으로 죄수 24601과 자베르 경감 사이의 갈등을 담은 이야기로 1862년 출간되었다.

이 책은 10개 언어로 출판되었고 12차례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아무도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통속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을 ‘위대한 문학’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의 독서 수준은 처참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독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종이책 9.2권 전자책 1권으로, 10.2권에 불과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평균 통계가 책을 거의 읽지 않는 다수와 소수의 다독가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사람의 취향에 맞는 책을 사는 경향이 많다.

특히 많이 팔린 책과 유명인이 추천한 책에 눈길이 간다.

베스트셀러 책을 읽어야 적당히 세상 화제에 들어갈 수 있고 책장을 멋있게 장식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독서는 통찰력과 창의력, 나아가 사회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독서는 미래를 결정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우리나라 38.5%의 학생이 학업 이외에는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책은 그냥 맘 가는대로 읽었으면 한다.


어차피 재미로 읽던 교양을 넓히기 위하던 전문지식을 넓히든 안 읽는 것보다는 낫다.

각자의 취향에 충실하게 꾸준히 읽다보면 그게 독서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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