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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고난의 기록이자 기록에 대한 통찰(2)

문화의 차이가 경제력을 좌우한다. 우리는 현재 어떠한 가?

by 김진혁

역사는 고난의 기록이자 그 기록에 대한 통찰

역사는 인간에 대한 기술과 문명의 사건을 통해 이야기한다.

인간을 생물학적 종의 측면에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고 한다.

사피엔스는 지혜롭다는 뜻으로 이성적인 인간을 의미한다. 이성은 다른 동물과 구별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인간이 과연 이성적이기만 한 존재인가는 의문이 든다. 인간은 감성과 이성이 뒤엉킨 존재이다.

세계사 공부하면서 가장 믿기 어려운 것은 스페인 군에 정복당한 아메리카 대륙의 아즈텍과 잉카문명이다.

100명도 안 되는 스페인군에게 수천만의 인구와 넓은 영토 풍부한 농업의 생산력을 가진 두 제국이 맥없이 정복당한 것이다.

서구의 군사 연구가들은 스페인의 뛰어난 무기와 전술이 우수했고 미개하고 낙후된 아즈텍 잉카인들의 문명의 차이라고 말한다.


스페인 군사들이 쏘아대는 아케부스(조총)과 캘버린 대포 톨레도산 강철의 장검 등은 무장이 안 된 문명에 위협을 준 것이다. 하지만 아즈텍을 정복한 에르난 크로테스가 멕시코 해안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을 때 수중의 군대는 고장 보병 160명에 기병 20명이 전부였다. 총과 대포도 각각 40자루와 12여 문에 그쳤다.

분명히 무기의 우월함 외에도 다른 요인을 찾아본다.

바로 아즈텍과 잉카의 정치 체계가 빚어낸 심각한 문제점이다. 아즈텍은 전쟁에서 붙잡은 다른 원주민 부족들의 포로를 제물로 바치는 악습이 있었다. 포로의 심장을 꺼내 신에게 바치고 나머지 몸뚱이는 잘게 찢어 구워 먹는 식인의식이 있었다. 자연히 아즈텍인들에게 증오를 품고 있던 이웃부족인 톨락스칼라족을 회유하여 스페인 군대의 동맹군으로 활용한 것이다.


잉카의 경우는 황제의 자리를 놓고 황족과 귀족들끼리 서로 격렬한 내전을 벌이고 있었다.

스페인이 잉카의 수도 한복판까지 처 들어와 주민을 학살하는 때에도 황제의 반대파는 수수방관한 것이다. 아즈텍과 잉카의 뒤떨어진 전투방식과 권력내부의 갈등이 멸망을 초래한 것이다.

신대륙 주민들에게 치명적인 세균의 영향도 컸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던 스페인군들과 달리 신대륙 원주민은 매일 신선한 공기와 위생적으로 전염병에 노출되지 않았다. 더러운 환경에 있던 스페인 병사들이 붙어 있던 병균이 면역력을 갖지 못한 원주민들에게 끔찍한 병에 감염시켜 죽게 한 것이다.

이처럼 전쟁의 승패는 문화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다.


또 다른 한국과 가나의 경제성장의 차이를 분석해 본다.


199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인도 아마르티아는 ‘한국과 가나는 196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60~70불로 비슷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은 27,633불 가나는 1551불로 17배 이상 높다. 이렇게 된 주된 요인은 한국은 경제성장 교육을 중시했고 가나는 다른 길로 나갔다. 미국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를 하였고 기업의 역할이 컸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나와 세계』에서 해묵은 질문에 대한 답은 “한국은 농업·문자·금속도구·중앙정부에 치중했지만 가나는 그렇지 못했다.”

미국 정치학자 사무엘 헌팅턴이 주장하는 바와 일치한다.

‘경제력을 결정하는 것은 문화다.”

한국의 기업가 정신인 ‘맨땅에 헤딩하는 정신’ 과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근면이 한국경제의 밑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현실은 만만찮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기업가 정신 지수가 29위로 바닥권이다. 양극화가 점점 커졌다. ‘할 수 있다’는 역동성과 창업정신이 사라지고 있다.

청년 실업의 심각성과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도 사라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 관련 법안도 수년째 국회에서 잠만 자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자본주의 위기가 도래했건만 정치는 대권에만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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