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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진 Oct 12. 2024

고양이 산책 대소동 (1)

뒷산에서 생긴 일


<2> 사랑아 내게 오랑

2-3. 고양이 산책 대소동 (1)



우울한 새해


2021년 1월,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지만 우리 카페의 분위기는 우울했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카페 문을 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청소도 하고 사랑이와 오랑이 밥도 줄 겸, 엄마와 나는 텅 빈 카페로 출근했다. 심란한 엄마의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천진난만한 고양이들은 가는 데마다 따라와서 장난을 쳤다.



산책 갈까? 너네도 올래?


카페 뒤쪽으로 산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작은 언덕이 있다. 마침 이모와 이모부도 카페에 놀러 오셔서, 넷이서 할 것도 없으니 산책이나 하기로 했다.


그런데 엄마 옆에서 장난을 치던 두 고양이가 멈출 생각을 안 하고 계속 따라왔다. 얼떨결에 넷이 아닌 여섯의 산책이 시작되었다. 고양이들은 용케 길을 잃지 않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산책길을 함께 했다.


걸음을 맞춰서 우리 옆을 따라오는 고양이들을 보며 이모와 이모부는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해야겠다고 하셨다.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만나다


고양이들과 함께 꽤 걸었을 때, 저 멀리 맞은편에서 어떤 아저씨가 걸어왔다. 그런데 아저씨 옆으로 거대하고 수상한 그림자가 보였다.


점점 가까워지니 이럴 수가, 아저씨는 고양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커다란 개 3마리를 대동하고 있었다! 인적 드문 산이라 아무도 없을 줄 알고 목줄 없이 개들을 산책시키고 있던 거였다. 하물며 고양이를 데리고 오는 사람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개들은 사랑이와 오랑이를 보자 눈을 반짝이며 우리 쪽으로 뛰어왔다. 패닉에 빠진 사랑이와 오랑이는 눈 깜짝할 새에 각자 다른 방향으로 도망쳐 버렸다.


고양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개들은 컹컹 짖어대니 난리통이 따로 없었다. 가까스로 개들을 진정시키고 주변을 둘러봤을 때, 이미 두 고양이는 눈앞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사랑이의 코멘트


이 날은 유독 엄마의 표정이 슬퍼 보였어요. 그래서 내가 옆에 꼭 붙어서 엄마를 위로해주려고 했죠.


조금 무섭긴 했지만 산책길까지 함께 했어요. 엄마가 옆에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산책길에 그렇게 큰 개들을 마주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너무 무서워서 오랑이랑 상의할 틈도 없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도망쳐 버렸죠.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죠? 그건 다음 편에 알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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