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면 무서울 게 없어!
카페의 귀여운 악동들
<2> 사랑아 내게 오랑
2-2. 둘이면 무서울 게 없어!
반대라서 끌려
성별의 차이 때문인지, 사랑이와 오랑이는 성격도 정반대였다. 사랑이가 귀엽고 통통 튀는 반면 오랑이는 차분하고 의젓한 편이었다.
처음에 사랑이와 덩치가 비슷했던 오랑이는 점점 몸집이 불어 아주 듬직해졌다. 든든한 오랑이와 함께 하기 때문이었는지 사랑이의 장난기는 나날이 발전해 갔다.
두 고양이는 기세등등하게 카페를 누비며 다양한 장난을 쳤다.
머릿수로 제압하다
카페에는 사랑이와 오랑이 외에도 가끔 찾아오는 고양이들이 있었다. 그중 제빵소 쪽으로 내려오는 늙은 뚱냥이를 위해서 항상 제빵소 앞에 사료를 준비해 놨었다.
사랑이는 혼자 있을 땐 그 큰 고양이가 무서워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하지만 오랑이와 함께 하게 된 이후로는 가끔 기숙사 앞에 있는 자기네 밥은 안 먹고 굳이 제빵소 쪽으로 가 뚱냥이의 사료를 뺏어 먹었다.
옹기종기 모여서 남의 사료를 뺏어 먹는 두 고양이의 표정엔 장난기가 넘쳤다. 조그만 날강도들에게 식량을 빼앗긴 뚱냥이는 멀리서 둘의 뒷모습을 허망하게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시위하는 고양이들
사랑이와 오랑이는 직원 기숙사 앞마당에서 살면서 날씨가 안 좋을 때에만 기숙사에 들여보내줬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직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꾸 들어오다가 버릇이 나빠진 건지, 시도 때도 없이 기숙사에 들어오려고 했다.
어쩔 땐 둘은 하루종일 창문 앞에 서서 기숙사 안의 사람들을 쳐다봤다. 따가운 눈빛을 하도 쏘아대니 밥도 제대로 안 넘어갈 지경이었다.
기숙사 안쪽에서 문을 열 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했다. 문이 열리면 두 고양이가 빛의 속도로 뛰어들어 오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문을 아주 빠르게 열고 닫거나, 커다란 쇼핑백으로 문 앞을 막으면서 나가는 등 고양이들을 못 들어오게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냈다.
카페까지 점거!?
두 고양이는 기숙사도 모자라 카페 안에까지 들어오려 했다. 카페 안에서 빵을 내놓고 파니 털이 날리는 고양이들을 들여보내 줄 순 없었다.
똑똑한 두 고양이는 자동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손님이 지나갈 때 은근슬쩍 따라 들어왔다. 엄마는 카운터 앞에 서있다가도 입구에 고양이들이 보이면 후다닥 뛰어나가 둘을 내쫓았다.
한동안 이 귀여운 악동들의 장난은 우리 엄마의 골치를 제법이나 썩였다. 그래도 덕분에 단조로웠던 카페의 일상에 골치 아프면서도 재밌는 변화가 생겼다고나 할 수 있겠다!
엄마의 코멘트
이 장난꾸러기들 때문에 내가 못 살아!
몰래 카페에 숨어 들어와서 손님들이 털 날린다고 항의를 한 적도 있었어. 반려동물 출입 금지라고 내걸어 놓고 카페 안에 고양이가 있으니 황당할 만도 하지...
그래도 귀여우니까 자꾸 봐주게 되네. 얘네도 자기들이 귀여운 걸 아니까 당당하게 장난을 치는 거겠지? 귀여움을 무기로 쓰는 비겁한 녀석들 같으니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