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솟은 고양이
**지난 편에서 이어집니다**
오랑이의 행방
한바탕 개들의 소란이 끝난 후 우린 사랑이와 오랑이를 찾아 나섰다. 사랑이는 똑똑하게 개들을 피해 수풀 속에 숨어 있었다. 사랑이는 개들이 사라진 걸 확인하고 바로 튀어나와 엄마 옆에 꼭 붙어 있었다.
사랑이는 금세 찾았지만, 오랑이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았다. 계속 근처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주변을 둘러봐도 오랑이는 아무 데도 없었다. 그런데 울음소리가 어쩐지 저 높이에서 들리는 것 같아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로 솟은 고양이
맙소사, 오랑이는 기다란 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있었다! 대략 7~8m는 되어 보이는 나무 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 대체 어떻게 올라갔나 싶었다. 개들을 보고 패닉에 빠져 앞뒤 가릴 거 없이 올라갔나 보다.
오랑이는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나뭇가지에 몸을 의지한 채 야옹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나무 아래서 이제 개들이 다 갔다고, 내려와도 된다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오랑이가 우리말을 알아들을 리도 없고, 이미 너무 높이 올라가 마음대로 내려올 수도 없는 상태였다.
완전 패닉 상태!
우리는 발만 동동 구르다간 해결책이 없겠다 싶어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오랑이 혼자 내려올 수도 없는 상태고, 사람이 올라갈 정도의 높이도 아니었기 때문에 나무를 베어서 오랑이를 떨어트리기로 했다.
마침 카페 창고에 도끼가 있어 이모부가 도끼를 가져와 나무를 베었다. 여러 번의 도끼질 끝에 넘어간 나무는 다른 나무들 사이로 천천히 넘어졌고, 오랑이는 안전하게 바닥에 착지했다.
엄마는 바로 오랑이를 안아주기 위해 달려갔다. 하지만 패닉에 빠진 오랑이는 주인도 못 알아보는 건지, 처음 보는 무서운 표정으로 하악질을 하며 엄마를 할퀸 후 도망가 버렸다!
벙쪄 있는 사이 오랑이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멀리 달아났다. 낙담한 우리들은 주변을 한참 찾아보다가 포기하고 산을 내려왔다. 두 고양이와 즐겁게 시작했던 산책은 귀갓길에는 한 마리뿐인, 최고로 우울한 산책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이 날 오랑이를 영영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다. 나는 집에 온 이후로도 오랑이가 걱정돼 잠에 들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오랑이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태연하게 카페 앞으로 돌아와 있었다. 엄마와 카페 직원들은 환호하며 온갖 간식을 내놓고 오랑이의 몸을 깨끗하게 닦아줬다. 평소라면 씻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오랑이도 길고 긴 외출에 지친 건지 얌전하게 몸을 맡겼다.
엄마는 똑똑한 사랑이가 오랑이를 찾아 데려왔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런 건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가 이 날 배운 교훈은 앞으로 다신 고양이들을 데리고 멀리 가지 말자는 것이다. 얘들아, 안전한 데서만 놀자!
그날의 기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