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하며
벌써 겨울이 오네요. 지난여름은 콘크리트 바닥이 이글이글 익을 적도로 더웠으니 아마 겨울도 만만치 않게 추울 거예요. 지금부터 많이 먹고 지방을 늘려서 대비해야겠어요.
제 묘생에 있어서 4번째 겨울을 맞을 때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요. 가족들을 다 잃어버리고 혼비백산하다가 이 카페에 오고, 지금의 엄마와 진진이를 만나고, 오랑이도 만났어요. 오랑이 얘는 어디로 간 건지 작별의 인사도 안 하고 사라져 버렸네요. 좀 서운하지만 뭔가 사정이 있었겠죠.
지금까지 진진이가 쓴 제 이야기는 어떻게 읽으셨나요? 제 묘생이 아주 즐거워 보인다구요? 글쎄요, 고양이라고 사람이랑 크게 다를 건 없어요.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거죠. 당장 추위를 피하고 먹고살 걱정에 묘생의 재미 같은 건 느낄 틈도 없다구요.
평소답지 않게 왜 이렇게 시니컬하게 구냐구요? 날씨도 추워지니까 센치해진달까, 저도 백날천날 천진난만한 고양이는 아니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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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엄마다! 엄마 나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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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묘생 적응 일기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