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고 귀여운 일화들
애착 인형
사람처럼 고양이에게도 애착 인형이 있다. 기숙사 안에는 여러 가지 인형이 있다. 그중에서도 사랑이가 가장 좋아하는 원숭이 인형이 있는데, 잘 때 항상 그 인형을 베고 잔다.
베고 누웠을 때의 감촉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인형의 품 속에 파고들어서 쿨쿨 자고 있는 사랑이를 보면 마치 인형에게 안겨 있는 것 같아 사랑스럽다.
사랑이는 자기가 자고 갔다는 사실을 누구라도 알 수 있게끔 흔적을 잔뜩 남기고 간다. 이 원숭이 인형은 사랑이의 털에 파묻혀 점점 하얀 원숭이가 되어 가고 있다.
유튜브 중독
고양이도 유튜브를 틀어주면 볼지 궁금해서 다람쥐가 나오는 영상을 TV로 틀어준 적이 있다.
사랑이는 눈도 안 아픈지 TV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실제로 눈앞에 다람쥐가 있는 것 마냥 초집중 상태로 화면에 몰두했다. 그러다가 한껏 몸을 웅크리더니, 용수철처럼 펄쩍 뛰어올라 화면에 냥냥펀치를 날렸다.
사랑이의 강력한 펀치에 하마터면 TV가 뒤로 넘어갈 뻔했다. 자주 보여주다간 사랑이가 유튜브 중독이 될 것 같아 그 이후로는 잘 안 보여주고 있다.
날카로운 발톱
사랑이에게 츄르를 줄 땐 최대한 몸을 낮추고 눈높이에 맞춰서 주려고 한다. 엄마가 바닥에 쭈그려 앉아서 츄르를 까면 마음 급한 사랑이는 엄마의 무릎 위에 발을 올리고 츄르를 받아먹는다.
그럴 때 사랑이는 안정된 자세로 츄르에 100% 집중하려는 생각인지, 날카로운 발톱을 엄마의 무릎에 콱 박고 몸을 고정시킨다.
아무리 엄마가 아프다고 호소해도 이 냉혈한 고양이는 츄르를 남김없이 먹는 데에만 집중하고, 다 먹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사라진다. 남은 건 엄마의 까진 무릎뿐.
엄마의 코멘트
사랑이와 4년 동안 함께 하면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
원래 강아지라든가 고양이라든가 동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사랑이를 보면서 동물도 사람만큼 다채로운 감정을 가진 존재란 걸 깨달았어.
사랑이가 보여주는 엉뚱하고 허당 같은 행동들도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추억이야. 자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지 사랑이는 알까?
요즘 갑자기 공기에서 겨울 냄새가 물씬 나는데, 사랑이가 춥지 않게 더 신경 써 줘야겠어. 이번 겨울도, 앞으로의 수많은 계절들도 함께 잘 지내보자,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