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와 영화로 제작되었던 <교회 오빠>가 책으로 나왔다. 피디 이호경 님과 이관희 님의 아내인 오은주 님 두 분의 공저이다. 영상으로 다 전하지 못한 교회 오빠의 뒷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해놓고 도착할 때까지 설레며 기다렸다. 한번 펼쳐 든 책은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순식간에 다 읽고 말았다. 만나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교회 오빠인 이관희 님은 책에서도 역시 멋졌다. 부잣집 막내딸로 자라 천방지축 발랄한 오은주를 사랑한 대한민국의 엄친아 (실제로 엄마 친구의 아들인) 이관희 님은 사려 깊고 침착하며 배려가 많은 사람이다. 키가 크고 인물도 준수하여 오은주 님의 부모님은 일찌감치 사위로 점찍어두고 아들처럼 아꼈다고 한다.
바라보기도 아까운 아들이 대장암 4기라고 하니 절망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한 어머니, 이어서 혈액암 4기를 진단받은 아내까지 이관희 님의 고난은 성경에 나오는 '욥'에 견줄만했다. 어린 딸을 두고 먼 길을 떠나야 했던 이관희 님의 생애는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고 나아가는' 기적과도 같은 삶이었고, 비신자로 꾸려진 촬영팀이 이런 장면들을 눈물로 카메라에 담은 이야기는 이호경 피디가 책에서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에겐 믿기 어려운 내용도 많다. 이관희님 부부가 4기 암환자이면서 촬영 내내 농담과 장난이 끊이지 않았고 촬영팀을 세심하게 배려한다든지 이관희 님이 마지막까지 마약성 진통제를 거부했다는 이야기는 성령의 뜨거운 은혜를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항암 부작용으로 발진이 일어난 이관희 님과 탈모가 왔던 오은주 님은 '멍게 남편과 문어 아내'로 표현했지만 암환자들은 지독한 항암 부작용이 그것뿐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나타나고 속에서부터 겉에까지 드러나는 극심한 불편함과 고통들을 견디며 끝까지 긍정을 잃지 않은 부부는 그것만 해도 놀랄 일이다. 그야말로 '은혜 아니면' 불가능한 상황들이 이어진다. 종교의 진정한 힘은 극단적인 고통과 고난을 견디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하며 심지어 그것을 감사하며 평안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공저지만 인세를 오은주 님에게 주시기로 했다는, 지금은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는 이호경 감독님은 개인적으로도 이관희 님과 무척 친해져서 오은주 님이 질투할 정도였다고 한다. 함께 투병하면서 더욱 가까워지고 사랑이 깊어졌다는 부부의 고백도 참 아름답게 다가왔다. 고난이 아니었다면 결코 알 수 없었던 삶의 깊이와 진실이 젊고 어여쁜 두 사람을 이다지도 훌륭하게 변화시켰다.
<교회오빠 이관희> 책이 벌써 종교 서적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라니 오은주 님의 희망대로 인세를 벌어서 옥수수를 하루에 열 개씩 먹어치우는 대단한 딸 소연이에게 양평(가평이 아니라) 우리 동네에 땅을 사서 옥수수를 심어볼 수 있기를 나는 기도했다. 하나님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기도를 들어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한 달 간격을 두고 심은 옥수수 열두 대가 아직 시골집에서 자라고 있다. 수꽃이 지난주에 핀 걸 보고 왔으니 머지않아 옥수수가 다 익으면 갓 삶은 싱그러운 맛을 옥수수 킬러인 소연이에게 꼭 맛 보여주고 싶다. 말 잘하고 야무진 소연이가 먹어보면 어떻게 평가할지 이렇게 궁금할 수가!
어렵게 구한 토종 백찰 옥수수 종자 몇 알을 애지중지하며 키워서 땄다. 내년엔 이걸로 다 심을테니 기다려라, 소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