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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트 Jan 21. 2016

싸고 좋은 것은 없다.

집 짓기에 대한 글

친친디(친절한 친환경 디자인 하우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담당자와 미팅을 하고 왔다.


스무 평 규모의 전원주택을 짓는데 순수 건축비만 평당 오백만 원으로 일억이 들고, 부대 비용으로 용도변경과 정화조, 지하수 비용으로 삼천 오백 만원이 추가되었다.


브런치에 집 짓기에 대한 글을 올리는 이동혁 작가님의 말처럼 목조 주택이 친환경적이고 단열도 좋아서 요즘 추세인지 친디에서도 목조 주택을 권하였다.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로 건축주의 요구에 맞춘 집을 지어준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고 과정을 오픈해서 투명한 시공을 추진한다는데도 남편의 반응은 영 미지근하기만 했다.


남편은 벽돌 주택을 선호하고 우리의 예산은 일억 밖에 안 되는 데다가 아파트만 짓던 사람이라 주택의 시공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담당자의 말대로 싸고 좋은 것은 없듯이 어느 정도 건축주의 취향과 기대에 부합하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평당 오백만 원은 지불해야 하는 모양인데 남편과 내 생각 간의 거리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기승전 얼만데?처럼 가격을 속시원히 듣고 온 것 외엔 별 소득이 없어 보인다.   


목조주택은 공사기간도 짧아서 성격 급한 내게 알맞고, 봄 농사도 시기를 놓치지 않고 시작할 수 있어서 나는 친친디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1호로 내 집을 완성하고 싶은데 일은 벌이는 건 나지만 최종 결정은 남편과 함께 해야 하니  이번 주말까지 심사숙고해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양평의 우리 동네엔 오천만 원만 주면 방하나 딸린 집을 뚝딱 지어준다는 업자도 있다.


그런 집에 지금 세 들어 살고 있는데 밤이면 벽에서 찬 바람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희한한 체험을 하고 있다.


지금 마음 같아선 남편의 처분만 바라보고 있지 말고 차라리 내가 집 짓기를 배워서 내 손으로 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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