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근처의 헬스클럽에서 PT를 7개월째 하고 있다. 일주일에 화목 두 번 가서 PT만 받고 온다. 여러 운동을 했지만 당을 소모하기에 효율적이라는 근육이 좀처럼 생기지 않아 헬스장 등록을 어렵게 결정했다. 처음엔 기구 사용보다 내 몸 사용을 익힌다고 맨손 운동 위주로 하다가 한 달이 지나고 트레이너의 시범에 따라 기구를 쓰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 다음날은 어김없이 근육통이 따라온다. 기분 좋을 정도의 통증이라 안 아프면 오히려 운동 강도가 약했나 싶기도 하다. 최근에 인바디를 재어보니 몇 달 전보다 근육량이 21kg에서 600g이 늘어 21.6kg이었다. (나는 키 160에 몸무게 50인 마른 전당뇨에 해당한다.)
PT비용에 삼백 만원을 들였는데 고작 한 근이라니! 다른 곳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딸은 두 달 만에 1.8kg의 근육이 생겼다는 얘기를 한다. 자그마치 세 배나 차이나는 결과를 들으니까 나이가 주는 한계인가 싶기도 하고 체대 나온 딸인 만큼 그녀의 남다른 운동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근손실이 걱정되는 이 나이에 600g이라도 늘어난 게 어딘가 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요롱이(허리가 긴 체형)여서 바지는 싫고 원피스만 입던 내 몸을 사랑하게 된 것도 근력 운동 후에 생긴 변화다. 근육이 탄탄해져서 허약해 보이던 예전과는 다르게 전체적으로 몸이 다부지게 되었고실내자전거를 전보다 더 빠르고 오래 탈 수 있다.
문제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크게 내려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여전히 전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만성질환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평생 관리하면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요즘은 PT를 받는 덕분에 카페에서 디저트 빵을 커피와 곁들여 먹으며 즐거운 시간도 가지면서 지낸다.
부부가 단둘이 카페에 가는 경우는 그만 살자고 말할 때뿐이라는데 주말의 시골은 심심해서 어쩔 수 없이 남편과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