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라고 그동안 이웃들의 오이 지지대를 보면 그렇게 부러웠다. 해마다 고춧대를 얼기설기 엮어서 임시병통으로 해왔는데 기다란 구조물을 만들 재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날아와서 주차장 석축에 자리 잡은 뽕나무가 놀라운 속도로 자라 저렇게 긴 가지가 생겼다. 놔두면 썩는 자연친화적인 소재로 된 오이 지지대를 갖고 싶었는데 마침내 그 꿈을 이루게 되어 기쁠 뿐이다.
안 해서 그렇지, 하면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하는 남편이 내 소원대로 A자형 오이 지지대를 만들었고 오이망은 사면 너무 많아서 주겠다는 분에게 얻어서 했다.
토종 조선 오이 씨앗을 밭 한 귀퉁이에 심어 싹을 키워서 지난 주말에 23개의 오이 모종을 심었으니 무엇보다 지지대가 필요했는데 이젠 남부럽지 않은 구조물을 세워서 자랑을 아니할 수 없다.
오이는 아침에 샐러드로 먹는 집이 많아서 껍질째 먹는 어린 조선 오이를 나눠주면 좋아한다. 욕심껏 심었으니 주렁주렁 달린 오이를 무성한 이파리 사이에서 찾기 놀이하는 재미도 쏠쏠하게 즐길 수 있다.
용문사에서 열리는 봄나물 축제가 겹친 지난 주말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밀려드는 엄청난 차량으로 정체를 피해 돌아 나오는 길을 이용해야 했다. 동네 사람인 우리는 붐비는 봄나물 축제에 가지 않고 산중턱에 사는 이웃 언니의 집에 가서 참나물과 머위 그리고 원추리나물을 양껏 따와서 산나물 잔치를 했다.
이웃 언니는 삽목한 풀또기와 이스라지(산앵두)도 나눠줘서 뒷마당에 심었다. 하얀 꽃이 핀 나지막한 풀또기는 예쁘고 산앵두도 분홍색 꽃이 꽤 예쁘다.
우리 동네 맛집인 광이원이 딸이 이어받아 보배밥으로 바뀌어 여러 가지 덮밥을 솥밥으로 정갈하게 내놓아 그걸 먹고 왔다. 언니가 맛있게 먹었다고 해서 마음이 좋았다.
요즘의 시골은 봄나물로 밥상의 축제가 한창이다. 홋잎나물, 머위. 가시오가피순, 두릅, 쪽파, 초벌부추, 돌나물, 삼동파, 취나물 등등 연하고 어린 나물들로 달짝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라일락과 수수꽃다리, 큰꽃으아리, 복숭아꽃이 황홀하게 피고 연두와 초록이 뒤섞인 신록이 눈과 코를 즐겁게 하니 사월과 오월은 시골살이 최고의 계절이다.
시골집이 있어서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는 이 계절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모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