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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Ji Youn Apr 16. 2019

창의적인 사람들의 처세술

더 이상 내 아이디어를 죽이지 않으려면

오리지널(original)이란 무엇인가? 애덤 그랜트의 책 '오리지널스' 앞단 날개에서 설명하고 있는 오리지널이란 “유일한, 독특한 특성을 가진 것. 호소력이나 독특한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과는 차별화되는 사람, 독창성이나 창의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구나.”


솔직히,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았다. 나와는 태생부터 성향부터 다른 사람들의 성공 이야기는 읽어서 어쩌란 말인가. 그 사람의 상황에 맞는 이야기일 뿐, 지금도 앞으로도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 뿐인데 말이다.



표지에서 갖게 된 선입견은 3년이나 이 책을 책장에서 잠자게 만들었다. 독서모임 씽큐베이션 덕분에 읽을 수밖에 없게 된 ‘오리지널스’의 표지를 다시 들여다보자니, 그런데 이번에는 3년 전과는 다른 문구가 먼저 들어왔다.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이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남들의 시선에 그리고 사회적 통념에 순응하느냐 순응하지 않느냐에 따라 우리가 ‘인정하는’ 오리지널스가 되느냐 되지 못하느냐가 결정된다. 방금 전 오리지널스 앞에 ‘인정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이렇다. 사실, 우리 모두가 원래 오리지널스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우리 모두가 처음에는 오리지널스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독창성이나 창의력은 길고 많이 배워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를 통해 너무 잘 알게 되었다. 나도 그랬고 당신도 그런 오리지널스’였다’. 하지만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우리는 힘을 얻기도 하지만, 대개는 의기소침해진다. 그래서 내 아이디어가 창의적인지, 뜬구름 잡는 소리인지 구분할 수 있는 그런 기회조차 잡지 못하면서 결국에는 입을 다무는 쪽을 선택한다.


책 ‘오리지널스’는 내 안의 창의성을 용기를 내어 계속 끌고 갈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의 선택지에서, 전자를 택한 사람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창의성을 현실화하였는지 알려준다. 결국 이 책은, 창의성을 발휘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처세술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창의적인 생각을 만드는 습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전략 그리고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 등을 다루는데, 그중 관심이 가는 분야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법보다 생각을 관철시키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아이디어에 빛을 불어넣지 못하는 경우, 혹은 자신감 있게 말하지 조차 못하는 경우들을 많이 접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당당하게 관철시키기 위해 저자인 애덤 그랜트는 위험 요소가 크다면 삶의 다른 부분에서는 신중을 기하며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이미 거대해진 기업의 창업가들이, 초기에는 다른 직장에 재직하면서 양다리를 걸치거나 혹은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오랜 시간 테스트를 해보았다는 사례), 상대방에게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 오히려 지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포커스를 맞추게 하라는 것 (듣는 이로 하여금 신뢰감을 줄 수 있으며, 반대할 이유를 찾는 대신 당신의 아이디어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례들), 반복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와 연관시켜 아이디어가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우호적인 집단이 아니라 도리어 비판적인 사람에게 평가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처음에 경쟁자로 시작되었으나 점점 열렬한 지지자가 된 경우, 진정으로 지지해준다고 여긴다는 사례) 등의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무조건 선구자가 되기를 희망하기보다는 내 아이디어가 빛을 볼 수 있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도, 마냥 급하기만 한 마음을 침착하게 진정시켜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많은 방법 중에서도 제일 인상 깊은 방법은 ‘괴짜 점수’에 관한 것이었다.


카멘 메디나가 CIA에서 정보기관들끼리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인텔리피디아라는 플랫폼을 만들게 되기까지, 그녀는 내부에서 수없이 많은 벽에 부딪혔지만 결국은 해냈다. 이와 관련한 사례에서 ‘괴짜 점수’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메디나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동료들의 존중을 받게 되자, 심리학자 에드윈 홀랜더가 말하는 괴짜 점수, 즉 집단의 기대에서 이탈할 수 있는 재량권을 얻었다. 괴짜 점수는 지위를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의 인정을 받아야 생긴다. 기여도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는 현 상태에 도전하려는 말단 직원은 묵살해버리지만, 그럴 만한 지위를 얻은 사람이 독창적인 언행을 하면 관용을 베풀거나 심지어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125p


평소에 내가 어떤 평판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는지, 평소에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있었는지의 여부가 내 아이디어 채택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것은, 결국 나 스스로가 실력과 더불어 인성도 갖춰진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현 사회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결과로만 평가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했던 걱정을 날려주는 감사한 현상이기도 하다.



당신은 이미 창의적인 사람이다. 망설이고 있을 뿐이다. 머릿속을 맴돌고 있던 생각이 마음을 울리고 있다면, 이제는 입을 열 차례다. 멈칫거리는 일은 이제 그만 할 시간이다. 더 이상 아이디어를 죽이고 싶지 않다면 ‘오리지널스’에서 제시한 방법, 즉 창의적인 사람들의 처세술을 활용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오리지널스’의 이야기는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신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오리지널스 #애덤그랜트 #씽큐베이션 #더불어배우다 #대교


사진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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