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im Ji Youn Nov 10. 2021

두 번째 아이를 대하는 다짐

드디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몇 년 동안 꿈꾸며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던 에세이 책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첫 만남이 뭉클했던 아이와의 시간만큼이나 설레는 마음을 느끼고 있자니, 마치 두 번째 아이를 보는 것만 같더군요.


네, ‘내 자식’이다 보니 다 좋습니다. 크기도 적당한 것 같고, 표지도, 색감도 다 좋게만 보입니다. 초보 엄마가 내 자식의 단점을 찾아내기 어렵듯, 저 역시 ‘아직까지는’ 책의 단점을 발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저 대견할 따름입니다. 함께 해 준 편집자님께도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 책이 내 아이라는 생각이 들자, 어떻게 키워내야 할지가 고민입니다.


솔직히, 무섭습니다. 출간 작가들의 브런치를 보며, 팔리는 책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많이 읽었습니다. 우리가 서점에 가봐도 쉽게 알 수 있잖아요. 셀 수 없이 많은 책들이 꽂혀 있는 서점이지만, 내 시선이 가는 책은 몇 권 안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눈길을 끌고 싶은 무수히 많은 책들이 옆모습만 드러낸 채 빼곡히 책꽂이에 꽂혀있어요. 게다가 출판 업계의 어려운 상황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요.


게다가 ‘타이밍’은 모든 분야에 적용됩니다. 아무래도 현시대의 관심사를 다룬 책들이 타이밍을 타고 판매에 날개를 답니다. 출간되고 초기에 주목받지 못하면 금세 뒤로 밀려날 것이 뻔하니, 초반에 승부를 봐야 할 것 같아 발만 동동 구르게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데이터를 인쇄소에 보내는 날짜를 알게 된 후부터, 좌불안석이었습니다. 아, 이제 진짜 뭔가를 어떻게 해봐야 할 것 같은데 막상, ‘뭔가’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MZ세대라고는 하지만 밀레니얼 중에서도 가장 앞 단의 있는 나이라서 그런지, 별스타그램은 눈팅만 편하지 직접 운영하는 것은 힘듭니다. 자기 PR은 쑥스럽기만 합니다. 가장 큰 두려움은 ‘자신감’이었습니다. 당당하게 시작한 글이었지만, 책으로 나와서도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슬금슬금 기어 나왔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고민들은 ‘당장의 아웃풋’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답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아이를 키워내듯 책도 순리에 맞게 키워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졌거든요.


내 책이 돌아다니면서 만나게 될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책 안의 스토리들과 만나는 순간들이 늘어나겠지요. 그렇게 책도 성장의 길을 걸어갈 수 있으리라 믿어보고 싶습니다. 초보 작가의 막연한 기대일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품어볼 수 있는 꿈이기도 한 것 같아요.


아이가 책 표지를 훑어보고, 몇 페이지 넘겨보더니만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구나~”


이렇게 아이에게 엄마의 초기 시절을 공감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이 저에게 준 선물입니다.


사실, 엄마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후 자존감과 자존심이 바닥을 치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저는 일기를 쓰면서 마음을 다시 붙잡을 수 있었어요. 육아 일기가 아닌 나의 일기가 얼마나 엄마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 이야기를 책을 통해 나누고 싶었습니다.


<육아 일기 말고 엄마 일기>에서 그 이야기를 만나요. :)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4990977


매거진의 이전글 아메리카노 같은 책 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