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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Ji Youn Aug 10. 2017

너의 기분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너의 삶에 도움이 되고 싶은 엄마의 편지 

당신이 진정 똑똑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힘겨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기분을 어떻게 다스리기로 작정했느냐에 따라 가늠할 수 있다.

 - 웨인 다이어 [행복한 이기주의자]

 

꼭 한 번, 인생에서 큰 방황을 겪거나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야 한다면, 그 시기가 가능한 젊은 시절에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아직 인생을 잘 모르기에, 무모함이야말로 그 어려움을 이겨낼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젊은 시절을 더 단단하게 다져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빨리 해치우고 남은 시간을 편하게 보내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나이가 들면 어려움을 견뎌내기에 약해져 있지 않을까 하는 앞선 걱정도 있었다.


어릴 때 힘든 상황을 이겨낸 경험이 앞으로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 이 용감한 바람은 내 인생에만 적용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바로 엄마가 되고 난 이후부터다.


큰 방황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어쩌면, 바로 지금 그 큰 방황의 한가운데에 와 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다, 어렵다, 내 길을 모르겠다 등 모든 방황의 경중은 다 상대적이니 말이다.


하지만, 너는 평온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자식을 향한 모든 부모들의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부모가 좀 부족하게 생활해도, 아이에게는 가능한 다 해주고 싶은 마음 말이다. 아이의 웃음이 부모의 하루를 더 힘차게 만드는 원동력이니 말이다. 그 마음이 아직 이해가 안 간다고 해도 괜찮다. 너도 언젠가 부모가 된다면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엄마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너의 삶이 평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많은 갈등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모든 방황의 경중은 다 상대적인 만큼, 엄마가 보기에 별 것 아닌 것 같은 일들도 너에게는 밤잠을 설칠 만큼 큰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음을 물론 안다. 친구 관계가 그럴 수도 있고, 좀 더 크면 학교 성적이 그럴 수도 있다. 고민거리는 만들어 가는 것이기도 하기에, 엄마가 생각지도 못한 것을 걱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너는 엄마는 경험하지 못한, 정신없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게 될 테니 말이다.


만약 엄마가 제때 너의 고민을 알지 못해 적정한 조언을 주지 못하게 된다면, 이 문구를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당신이 진정 똑똑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힘겨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기분을 어떻게 다스리기로 작정했느냐에 따라 가늠할 수 있다. 
- 웨인 다이어 [행복한 이기주의자]


힘든 상황이 다가왔다면, 

그때 그 기분의 주인은 너였으면 한다. 


실수를 했을 때 혹은 갈등이 생겼을 때, 그 상황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이 널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살피지 말고, 너의 기분이 어떤지를 먼저 살폈으면 한다.


간혹 자신의 기분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타인의 감정을 의식하여 상황을 해결하려 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물론 타인의 시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친구에게 인정받고 칭찬받고 하는 과정 속에서 나의 자신감이 상승하기도 한다. 사람들과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주고받는 관계를 통해 성장하는 것은 분명하기에, 타인의 시선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갈등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타인의 감정을 먼저 탐색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갈등이 해결된다면 그것은 갈등이 해결된 것이 아니라 해결된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너의 기분이 어떠냐는 것이다. 상황을 그저 마무리 짓는 것에 치중하느라 너의 기분을 숨기기보다는, 오히려 너의 기분을 더 보듬었으면 좋겠다.


화가 나고 속상하지만 지금의 관계를 망치거나 잃게 될 까 봐 겁이 나서 내 감정을 덮으려 한다면, 그러한 과정이 과연 내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불안하고 두려운 기분을 마주하는데 겁이 날 수도 있다. 진짜 내가 느끼는 마음을 찬찬히 그리고 깊이 확인하는 작업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고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시간이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다. 내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이 감정의 정확한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스스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 말이다.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결국 너의 인생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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