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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Ji Youn Feb 20. 2019

좋은 친구를 만나라는 의미는

사람은 자기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자기 주위에 큰사람이 있으면 크고 싶어진다. 작가를 만나면 글을 쓰고 싶어지고 운동선수를 만나면 운동을 하고 싶다. 술친구를 만나면 술을 마시고 싶다. 걱정 많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걱정이 생긴다. 늘 도전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나도 도전하게 된다. 

- 김민기 [나를 바꿀 자유] 


잠들기 전, 너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이야기의 주제가 옷으로 넘어갈 때였다. 


엄마: 우리도 똑같은 옷 입어볼까?

너: 음……. 그래, 좋아.

엄마: 어떤 옷이 좋을 것 같아?

너: 그런데.. 엄마랑 똑같은 옷을 입는 것도 좋지만, 난 친구들하고 똑같이 입는 것이 더 좋은데. 그러면, 엄마가 서운할까 봐.

엄마: 아, 그래? 아니야, 엄마 안 서운해.

너: 진짜? 알았어~~


엄마보다 친구들이랑 커플 옷을 입는 것이 훨씬 더 좋다니. 말로는 서운하지 않다고 했지만, 엄마는 그날 잠이 오지 않았다. 고작 유치원생일 뿐인데도 이러한데, 학교라도 들어가면 얼마나 엄마한테서 멀어지려고 할는지.


그런데 엄마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보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더라. 나이가 한 살 한 살 더 많아질수록, 어른이 되어 갈수록 부모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바로 친구가 될 테니 말이다. 부모가 영향력을 끼치는 이유는, 매일 얼굴을 마주 보며 마음을 나누기 때문이다. 물론 그 마음에는 나쁜 감정도 포함되어 있지. 마음이 평행선을 긋다가 부딪치고 튕겨져 나가고 그러다가 꼬이기도 하면서, 서로 이런저런 영향을 받지. 그런데 너는 점점 커갈수록, 집에 있는 시간보다는 밖에 있는 시간이 훨씬 게 분명하잖니. 마음을 나누게 되는 사람들은 부모가 아닌 친구들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아이가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지는 아이가 공부를 얼마만큼 잘하는가 못지않게 부모의 중요한 관심사다. 그리고 공부, 성적, 대학이 워낙 큰 이슈인 만큼, 가능한 공부 잘하는 친구들과 어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요즘 부모들의 바람인 것 같더구나. 오죽하면, 부모가 친구를 만들어준다는 말이 있겠니. 하지만, 바람은 바람일 뿐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는 ‘실전’은 네가 직접 하는 것이지 엄마는 해줄 수가 없다. 그래서 네가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혹시 기억나니? 유치원 첫날, 함께 놀고 싶었던 아이가 너와 같이 놀아주지 않았다며 서럽게 울었던 것 말이다. 지금 그 아이는 너의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되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네 마음속에서는 다양한 감정들이 오갔겠지. 친구를 만나고 사귄다는 것은 앞으로도 더 힘든 일이 될 테다. 그리고 네가 어떤 기준을 정하고 친구를 만드는 가에 대해서 엄마는 끼어들 자격이 없다. 이미 엄마의 성향과 너의 성향이 다름은 여러 차례 확인하였으니, 친구의 취향도 같을 리가 없겠지. 그런데 어떠한 기준이라 할지라도 엄마는 네가 좋은 친구와 함께였으면 좋겠다.


앞질러 가야 하는 대상도 아니어야 하고,

도전이 당연한 사람이어야 하며,

너를 존중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

밝고 긍정적인 기운의 사람,

무조건, 꿈이 있는 사람. 


좋은 친구를 만나라는 의미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라는 뜻인 것 같다. 엄마가 생각하는 좋은 친구의 모습이 너에게 기대하는 모습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친구를 만나라는 의미는, 너 스스로가 좋은 친구를 되라는 것과 같은 뜻이기도 하다. 네가 친구를 이런 마음으로 대하지 않으면서, 친구가 너에게 그러한 마음을 품어주리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을 테니 말이다. 


앞으로의 너의 모습도, 너의 친구들도 너무 궁금하다. 사랑 듬뿍 담아 모두 안아보는 날을 기다릴게.







Photo by rawpixel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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