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봉사활동에 가서 92년생을 만났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날은 유독 92년생이 많았다. 봉사활동을 하다가 나이를 서로 물어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누군가 92년생이라고 하니 주위에서도 "헐.. 저도 92년생이에요!", "저도요!", "와... 92년생 너무 많네요. 제 주변에도 그래요!"라는 반응이 나왔다.
봉사활동을 하는 부스 담당자들도 92년생이 몇 명 있었다. 그러면서 일을 하든, 어딜 가든 주변에 92년생이 되게 많이 보인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나는 '92년생이 주위에 정말 많다.'라는 말이 생소하다고 느껴졌다. 왜냐? 내 주변에는 92년생이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스 담당자의 말로는 92년생이 주위에 정말 많이 보인다고 하니. 이것은 환경의 영향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주위에 92년생이 많으니 다른 사람의 주위에도 92년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각자의 세상은 모두 각자를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자신이 겪는 일을 다른 사람도 일반적으로 겪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92년생이 많이 있는 환경에만 놓인 사람이라면 92년생을 만날 때마다 "와... 또 92년생이네.", "역시나 또 92년생..."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지금 활동하고 있는 자리가 92년생 즈음이 되어야지 맡을 수 있는 그런 자리라서 일을 하기 위해 만나는 사람이나 우연히 만나는 사람도 모두 그와 비슷한 연령대인 것이 아닐까? 2019년~2020년 정도의 92년생이라면 신입사원을 넘어서 회사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그런 나이일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 처음 직장을 구해서 몇 년 정도의 자리가 찼을 그 정도의 나이 때가 바로 92년생이다.
하지만 나는 프리랜서라는 특성상 한정된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는 한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 20~50대까지 다양한 나이 때의 사람을 만나서 인지 92년생이 많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앞서 봉사활동 담당자가 이야기했던 "90년생이 주위에 정말 많이 보인다!"라는 말에 공감할 수 없었다. 각자의 주어진 환경에 따라 각자가 느끼는 바는 다르다. 이것은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의 영향이지 않을까? 자신의 주위에 90년생이 많다면 90년생을 만날 때마다 90년생을 정말 많이 만난다고 느껴질 것이고, 85년생이 많다면 85년생을 만날 때마다 85년생이 정말 많다고 느껴질 것이다.
모든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또는 자신이 만들어낸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어떤 사람을 만날지,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경험을 하고 살아갈지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만약 변화하고 싶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주어진 환경을 어떤 식으로 바꿔나가고 싶은가? 환경을 바꾼다면 인생도 달라질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 살고 싶은지, 어떻게 변하고 싶은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