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 장비의 중요성을 크게 느낀다. 몇 개월 전 한라산 등반을 할 때는 등산화와 등산스틱을 통해서, 며칠 전에는 마라톤에서 러닝화와 러닝 레깅스를 통해서 장비빨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꼈다. 인생에서도 장비라는 녀석은 큰 역할을 한다. 하다 못해 브런치에 글을 하나 쓰더라도 4년 넘게 사용한 노트북을 이용하는 것보다,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최신식 컴퓨터로 글을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글도 더 잘 써진다.
게임에서도 장비빨이 중요하다. 장비가 좋을수록 레벨에 비해서 더 빠른 레벨업이 가능하고, 퀘스트도 더 빠르게 클리어할 수 있다. 그러한 가치가 담긴 장비들이기 때문에 게임상의 그것들이 현실의 화폐를 통해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게임이든, 현실이든 더 좋은 장비를 사용하고 싶은 욕구는 당연한 것 같다. 계속해서 더 좋은 것을 바라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아닐까?
기본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이 더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돈을 써야 할 때는 쓸 필요가 있다. 상황에 맞는 장비를 잘 갖춘다면 훨씬 더 효율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필요한 장비는 다를 것이다.
마라톤에 나가기 위해 바닥에 쿠션이 가득 담긴 러닝화를 장착[쿠션감+3, 발편함+5, 추진력+5]할 수도 있고, 한라산 등반을 위해서 등산화와 등산스틱을 장착[체력+5, 발편함+3, 추진력+5]할 수도 있다. 소개팅에 나가기 위해서 또는 중요한 미팅 자리를 위해서 롤렉스 시계[자신감+5, 매력+3, 재력+3]를 갖출 수도 있으며, 국가대표 수영 대회에 나가서 몇 초의 기록을 줄이기 위해서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수영복[물의 저항-5, 추진력+5, 패션감-99]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비빨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으니. 그렇다. '돈'이라는 녀석이다. 게임 속 세상에서는 게임머니가 많아야 더 좋은 장비를 착용할 수 있다. 이것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조금 서럽기는 하지만 이것이 현실인데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지금 현 상황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변화할 수도 있으며, 상황을 바꿀 수도 있다. '돈'이라는 것을 벌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거나 '실력'이 있어야 한다.
결국에는 돈과 실력이 있어야 되는 것일까? 인생은 앞으로도 알 수 없을 테지만, 장비가 좋을수록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에 수월한 것은 분명하다. <인생은 장비빨>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장비를 적절하게 잘 활용해서 인생을 더 능동적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