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조흐 Jan 18. 2020

달리기를 하려면 마라톤에 나가라!

오늘은 10km 마라톤에 나가서 완주를 하고 왔다. 몇 개월 전, 아니 몇 년 전 사두고 창고 어딘가에 꼭 꼭 숨겨두었던 러닝 레깅스를 입고, 새로 구매한 러닝화를 신고 신나게 달렸다. 러닝 레깅스를 처음 구매할 시기에는 당장에 러닝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레깅스를 사두기만 하고 정작 뛰지는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레깅스의 존재는 잊히고, 집안 어딘가에서 공간만 차지할 뿐이었다.


그렇게 방치되던 레깅스는 이번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이용 가치를 되찾았다. 오늘 아침에 마라톤 대회에 나가서 달리고 왔지만. 아직까지 내가 10km를 완주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러닝 레깅스를 사두기만 하고 뛰지 않았던 내가 어떻게 마라톤에 나가서 5km도 아닌 10km를 완주하게 된 것일까? 생각을 해보니 '일단은 지르자!'라는 마인드로 마라톤에 무작정 신청을 한 덕분에 완주에 성공한 것 같다.


이번 마라톤은 여자 친구와 함께 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여자 친구 덕분에 '마라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함께 도전해보기로 했다. 마라톤 참여 신청을 하고 입금을 하니, 왠지 모르게 나가기 전에 미리 연습을 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미리 연습으로 달려보기도 하고, 러닝화를 하나 구매하기도 했다. 새 러닝화도 구매하니 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 추운 날씨에, 그것도 갑자기 마라톤을 한다니!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던 나였기에 이번 행동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사실 '용기'라기보다는 마라톤에 참여하기 이전에는 달려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마라톤 대회에 참여 신청을 하니 10km를 완주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연습을 하고 준비를 해야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마라톤에 참여하기 전에 5km와 8km를 미리 뛰어봤다. 


한 번은 운동화를 신고, 한 번은 러닝화를 신고 달렸다. 막상 달려보니 겨울이라도 달릴 때 나는 열 때문인지 그리 춥지 않았다. 그리고 적절한 속도로 꾸준히 달리니 생각보다 힘들지도 않았다. 5km를 먼저 달려보니 10km 정도는 거뜬히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 러닝화를 신고 8km를 달릴 때는 5km를 달린 날보다 몸도 가볍고 힘도 덜 들었다. 8km도 거뜬하니 이제 10km 정도는 가뿐하게 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2번의 마라톤 연습 끝에. 오늘 본 마라톤에 나가게 되면서 결국에는 10km 완주에 성공하게 되었다. "언젠가 달려야지", "체력 관리를 해야지", "달리기를 해야지!"등의 마음만 먹고 정작 뛰지 않던 내가 마라톤 대회에 참여 신청을 하니 진짜로 달리게 되었다. 머리를 자르러 가던, 달리기를 하던 일단은 먼저 예약하고, 참여 신청을 해야 되나 보다. 그러면 뭔가 미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라도, 돈이 아까워서라도 몸이 움직이게 된다. 


달리기를 하려면 마라톤에 나가라!


꼭 마라톤이 아니더라도 "OO을 하려면 미리 예약을 하라!", "OO을 하려면 일단 참여하라!", "OO을 하려면 OO에 나가라!"로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과거에 내가 경험한 "머리를 자르려면 미용실에 가라!"라거나, "운동을 하려면 일단 헬스장에 가라!", "연애를 하려면 일단 모임에 나가라!", "독서를 하려면 도서관에 가라!"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자신만의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든다면, 생각만 하지 않고 현실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에 문외한이던 나도 마라톤 10km를 완주했으니.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당신의 OO을 응원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