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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Feb 01. 2020

당신의 패시브 스킬은 무엇인가요?

메이플스토리 신직업 아델과 현실판 패시브 스킬들

출시된 지 무려 18년이 된 넥슨의 대표적인 MMORPG 게임 메이플스토리에 신캐릭터 신직업 아델이 출시되었다. 아델은 무려 43번째 직업이라고 한다. 무려 43번째라니! 이제는 직업 종류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메이플스토리를 즐기고 있는 유저들도 어떤 직업들이 있는지 헷갈려할 정도이다. 43개의 직업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다면 진정한 메이플 덕후가 아닐까? 


세 번째 레프족이며 전사형 캐릭터로 광역기, 기동성, 딜 모두 밸런스 있는 직업이라고 하는 아델. 주력기가 사냥 위주라서 그런지 성장도 빠르고 신규 캐릭터 버프를 받아서 최근에 급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아델에게도 가장 중요한 스킬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패시브 스킬'이라는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신직업 아델의 패시브 스킬 '루디먼트'


패시브 스킬은 배우기만 하면 별다른 조작 없이 항상 효과를 발휘하는 종류의 스킬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최근에는 이러한 패시브 스킬을 가장 먼저 마스터하는 것이 스킬 트리의 정석이다. 아델에게는 루디먼트, 마스터리, 어트리 뷰트, 트레인, 어센트, 톨러런스, 하이 에테르 등의 패시브 스킬이 있다. 배워두기만 하면 공격력, 방어력, 최대 HP, 이동속도, 점프력, 힘, 스탠스 확률, 모든 속성 내성 등의 능력치를 영구적으로 올려준다고 하니 눈길이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메이플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MMOPRG 게임에서 패시브 스킬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임을 진행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다양한 패시브 스킬을 접하다 보니 현실에서는 어떤 패시브 스킬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우리의 일상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패시브 스킬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당장 생각나는 것들에는 '자동차 운전하기, 자전거 타기, 스케이트 타기, 수영하기'가 있다.


현실판 패시브 스킬은 한 번 배워두면 10년, 20년의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몸이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자전거 타기의 경우 어린 시절에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워두면, 몇십 년이 지난 뒤에 다시 자전거를 타더라도 몸속 어딘가에 기억된 패시브 스킬이 발동되면서 어렵지 않게 페달을 밟아 나갈 수 있다. 



얼마 전 패시브 스킬이 발동되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 적이 있었다. 몇 주 전의 일이다. 아이스링크장에 아주 오랜만에 스케이트를 타러 갔다(관련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스케이트를 탄지는 거의 10년이 넘은 것 같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과연 내가 스케이트를 지금도 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이 넘은 과거의 당시에도 스케이트를 그리 잘 타지는 못했다. 이런저런 걱정이 들었는데 막상 빙상 위에 올라가 보니 생각보다 중심이 잘 잡히는 것이 아닌가? 몇 분의 적응 기간을 거친 뒤에는 스케이트를 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빙상 위에 서있기도 편해졌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자유로워져서 재미있게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었다. 


이것은 모두 패시브 스킬 덕분이다. 스케이트를 탄지 10년이 넘었어도 스케이트를 타는 방법을 몸과 머리가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있었기에 빙상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잘 달릴 수 있었다. 스케이트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 숨쉬기, 모기 소리가 들리면 팔로 후려치기, 연인 사이에 손잡기, 눈 마주치면 미소 짓기 등의 패시브 스킬들이 있다. 현실판 패시브 스킬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게임 속 캐릭터들마다, 직업들마다 패시브 스킬이 다르듯이 현실의 사람에게도 각자가 가진 고유한 패시브 스킬이 있다.


자상함, 섬세함, 챙겨주기, 청소하기가 패시브 스킬인 사람도 있고, 물건 흘리기, 애교 부리기, 다정함, 춤추기가 패시브 스킬인 사람도 있다. 코 골며 자는 것이 패시브 스킬인 사람도 있으며, 밥을 먹은 뒤에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는 게 패시브 스킬인 사람도 있다. 이러한 패시브 스킬은 선천적일 수도 있고, 후천적일 수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패시브 스킬이 있다면 습관화를 통해서 자신 만의 패시브 스킬을 하나 더 늘리는 방법도 있다. 마치 게임처럼 말이다.


게임 속에서는 스킬 궁합이 잘 맞는 직업들끼리 파티를 하고는 한다. 패시브 스킬이나 직업 고유의 스킬이 강력한 직업들이 인기를 끌기도 하고. 현실에서도 패시브 스킬의 궁합이 잘 맞는 사람일수록 서로에게 매력을, 끌림을 느낀다. 연애를 함에 있어서도, 결혼을 함에 있어서도, 일을 함에 있어서도 패시브 스킬 궁합이 잘 맞을수록 좋은 관계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 



가령 말을 많이 하는 게 패시브 스킬인 사람과 말을 잘 들어주는 게 패시브 스킬인 사람을 들 수 있다. 말을 많이 하는 게 패시브 스킬이라면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말을 많이 하게 될 테고 그것이 일상화되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패시브 스킬을 가진 사람이라면 말을 계속해서 많이 하더라도 체력 소모가 크지 않을 확률이 높다. 위와 같은 사람은 말을 잘 들어주는 게 패시브 스킬인 사람과 조합이 아주 좋다. 패시브 스킬은 기본적으로 에너지 소모(게임 속 마나)가 들어가지 않는 스킬이기 때문에 궁합이 잘 맞는 두 사람은 즐거운 시간을 보낼 확률이 높아진다. 서로에게 호감을 가질 확률 또한 높아질 것이다.


패시브 스킬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위 글에서 나온 패시브 스킬 외에도 자신이 가진 패시브 스킬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 만의 패시브 스킬을 잘 파악한다면 그것을 자신의 강점으로 살릴 수도 있고, 스스로에게 잘 맞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어떤 패시브 스킬이 필요한지, 어떤 패시브 스킬을 원하는지를 생각해보고 의식적으로 해당 패시브 스킬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습관화). 마치 게임과 같이 현실에서도 스킬을 하나, 둘 늘려갈 수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현실에는 어떤 패시브 스킬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시각은 참으로 흥미롭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패시브 스킬은 무엇인지 너무나도 궁금해진다. 시간이 된다면 서로의 패시브 스킬을 한 번 공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은 언제나 오픈되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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