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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Aug 02. 2020

빨래를 하면서 느낀 적당한 깨달음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햇빛이 너무 쨍쨍해서 빨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장마 기간이라 며칠 동안 비가 내리는 시기가 반복됐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을 떠보니 해가 너무나도 쨍쨍하게 떠있는 것이 아닌가? 따사로운 햇살을 바라보며 신난 나머지 나도 모르게 이렇게 외쳤다. 


"오늘 빨래하면 진~짜 잘 마르겠다!!"


꼭 장마 기간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순수한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은 많지 않았다. 이렇게 소중한 날에 빨래를 하지 않으면 무얼 할까?


내 몸은 무의식적으로 빨래 바구니로 향했다. 그리고 아침부터 아주 기분 좋게 세탁기를 돌렸다. 빨래 바구니에 담긴 빨랫감들을 세탁기에 넣고 세제와 섬유 유연제를 넣은 뒤, '재생'버튼과 닮은 빨래 시작 버튼을 눌렀다. '딩동~'이라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세탁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며칠 전 새벽 5시, 핑크빛 파스텔 톤의 새벽노을을 봤다.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봤는데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파스텔 톤의 하늘이 눈에 보인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을 아침부터 볼 수 있다니! 잠시 노을을 바라보며 감탄의 시간을 가지고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인생 첫 새벽 노을을 바라보며 멍 때리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밖에 나가서 걸으면서도 보고 싶다!"


산책을 하기 전에 먼저 집 옥상에 올라가서 더 높은 곳에서 핑크빛 하늘을 바라봤다. 역시나 아름다웠다. 해질녘 일몰의 순간에만 이런 하늘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새벽 5시에 일어나고부터는 이와 같은 색다른 경험들을 많이 겪게 되었다.  


역시나 인증샷을 찍은 뒤(사진 중독자임), 다른 각도에서도 하늘을 바라보기 싶어서 얼른 산책을 하러 나갔다. 산책을 하러 나가니 어느새 핑크빛 노을은 사라지고 아침을 밝혀주는 태양빛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일몰의 노을뿐만 아니라 일출의 노을도 찰나의 순간에 사라져버리구나 싶었다. 산책을 하며 노을을 바라보지 못해 내심 아쉬웠지만 앞서 본 노을의 에너지를 통해 활기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내가 햇빛 쨍쨍한 날에 갑작스럽게 빨래를 한 이유는 장마가 지속되어서 해가 뜨는 날이 귀해져서였다. 그리고 해가 쨍쨍한 날에는 빨래가 잘 마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날에는 꼭 빨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핑크빛 파스텔톤의 노을을 보고 산책을 하고 싶어진 이유는 야외에서 조금 더 가까이 노을을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다.

과거에 경험했던 긍정적인 기억이 트리거가 되어 행동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산책을 하게 된 것처럼 앞으로 생길 일에 대한 기대감이 트리거가 되어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원하는 일이나 행동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해당 행동이나 일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 '첫인상',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면 어릴 적에 가족들과 함께 등산을 한 경험이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아서 성인이 된 뒤에도 꾸준히 등산을 다니는 사례가 있다. 그리고 새벽에 달리기를 한 뒤에 찾아오는 개운함(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기 위해서 매일 운동을 하는 사례도 있다.


위와 같은 사례와 같이 자신이 원하는 일이나 행동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불어 넣거나, 행동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면 조금 더 습관화를 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미라클모닝을 예로 들면 조금은 더 쉽게 설명이 가능하겠다.


새벽 5시 기상을 목표로 한다고 가정해보자.

위에서 살펴본 경험을 바탕으로 미라클모닝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새벽 5시에 일어나자마자 긍정적인 경험을 불어넣는 것이 좋겠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새벽 5시마다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는 유튜버의 영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된다. 꼭 유튜브가 아니더라도 새벽 5시에 일어나자마자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 경험들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양치질을 하면서 개운함을 느낀다. 또한, 아침의 루틴인 긍정 확언, 감사일기쓰기 등으로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그 후에 야외로 나가서 가볍게 산책을 즐긴다. 또한, 매주 목요일마다 카카오톡 라이브톡을 통해서 오전 7시에 짧게 라이브 방송을 하기도 한다. 특히나 이 날은 방송을 하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원하는 목표, 습관, 행동이 있다면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면 된다. 그 이유를 자신이 좋아하는 것, 긍정적인 경험,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운다면 행동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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