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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Aug 05. 2020

카카오톡 오픈채팅의 늪에서 벗어나다

휴대폰에 설치된 어플이 무려 300개라고요?

좋은 책의 기준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책을 바라보는 기준은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행동하게 만드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그것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행동의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 이번에 읽게 된 책 <초집중>은 매우 훌륭한 책이었다. 초집중은 '집중력을 지배하고 원하는 인생을 사는 비결'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인생에서, 일에서, 관계에서 말 그대로 '초집중'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궁금했다. 이번 책은 과연 나를 행동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궁금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읽은 뒤에 바로 행동하게 되었다. 초집중에서 설명한 내용들은 인생에 적용하기 좋은 요소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중에서도 목차의 3부에 나오는 <외부 계기를 역해킹하다>라는 파트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본짓'과 '딴짓'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겠다. 본짓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딴짓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피하고 싶은 마음인 내부 계기와 스마트폰 알림과 같은 외부 계기에 의해서 목적과는 상관없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초집중을 통해서 내부 계기를 정복하고, 본짓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외부 계기를 역해킹 하는 것이 이 책이 의도하는 바이다.


3부의 18장 스마트폰 역해킹 파트를 보고 스마트폰 어플들의 알림을 모두 꺼버렸다. 글을 쓰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도, 심지어 전화를 할 때도 우리는 수많은 알림들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일을 하는 도중에 사용하지 않는 어플의 알림이 울리면 우리의 집중력은 흐려진다. 심지어 강한 의지력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않고 계속 글을 쓰는데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실험심리학저널: 인간 지각과 수행>에 실린 논문에는 휴대폰 알림이 왔을 때 반응하지 않는 것도 문자에 답장을 보내거나 전화를 받는 것만큼 주의를 분산시킨다고 나와있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연구진도 "스마트폰의 존재만으로도 폰에 대한 반사적 관심을 억제하기 위해 한정된 주의력 자원이 사용돼 당면 과제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두뇌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야에 폰이 보이면 뇌는 폰을 무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폰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보이지 않으면 당면 과제에 집중할 수 있다. _<초집중>, p112

스마트폰 어플들의 알림을 끄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어플들의 알림을 차단하려고 애플리케이션 알림 설정에 들어가 보니 휴대폰에 설치된 어플의 개수가 무려 300개가 넘었다. 이 작은 스마트폰에 들어간 어플의 개수가 300개가 넘는다니! 300개의 어플들 중에서 정작 사용하는 어플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주로 사용하는 어플이 20개 정도라면 나머지 280개 어플들에 대한 알림은 굳이 받아도 되지 않는 것이다. 없어도 상관없는 수많은 알림 들은 하루 중에도 크나큰 집중력 낭비와 시간 낭비를 초래한다. 어플들의 알림을 모두 꺼버리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예약하라는 알림도 더 이상 오지 않게 되었고, 유튜브에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다고 추천 영상을 보내주는 일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스마트폰의 LED 상태표시등도 꺼버렸다. 이제는 더 이상 스마트폰에서 환하게 빛나는 노오란 알림을 기다리지(기대하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충전할 때조차 LED 상태표시등이 빨갛게 물들지 않는다. 그저 침묵을 유지할 뿐이다. LED 상태표시등을 끄고 방해금지 모드를 사용하면 수많은 스팸 전화와 문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들이 더 이상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침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어플들도 하나 둘 지워나갔다.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봐 수시로 드나들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도 나가게 되었다.


일과 관련된 오픈채팅방만 해도 10개가 넘었다. 그중에서도 정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채팅방만 남겨두고 모두 '나가기'를 눌렀다. 알림의 늪에서 조금은 더 해방된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오픈채팅방에 들어가 있으면 알림을 모두 꺼놓더라도 카카오톡에 접속했을 때 '+300', '+93', '+19'등의 빨간 대화 목록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무의식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굳이 관심이 없거나 필요하지 않은 채팅방이라고 할지라도 그저 빨간 대화 목록을 없애고 싶다는 본능이 작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 오픈채팅방에서는 과감히 퇴장하는 것이 좋다. 해당 오픈채팅방이 나에게 쓸모 있는지, 쓸모없는지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계기(오픈채팅방)가 나를 지원하는가, 지배하는가? _<초집중>中에서

위와 같은 결정적 질문에 답해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오픈채팅방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오픈채팅방도 오픈채팅방 나름이다. 좋은 외부 계기가 되는 오픈채팅방도 있고, 그와 반대로 나쁜 외부 계기가 되는 오픈채팅방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카톡 채팅방을 자주 활용한다. 원하고자 하는 바가 있으면 그와 관련된 오픈채팅방에 스스로를 노출시킨다. 그러한 환경에 노출이 되면 자연스럽게 환경설정이 되어서 원하는 행동을 더 자주, 오래 지속하게 된다. 


가령 새벽 5시 기상을 위해서 그와 관련된 오픈채팅방에 들어가는 것은 나를 지원하는 좋은 외부 계기다. 새벽 기상 오픈채팅방에서 들어가면 매일 그들과 함께 기상 인증을 통해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을 지원하는 계기가 되는 오픈채팅방만 남겨두고, 그 외의 나쁜 외부 계기가 되는 오픈채팅방에서는 과감히 퇴장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채팅방에서 퇴장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들어갈 수 있으니 필요할 때만 잠시 입장했다가 퇴장하는 방법도 있다. 상황과 맥락에 따라, 자신에게 맞게 적절하게 잘 활용하면 그만이다.


오늘은 책을 읽고 즉각적으로 행동한 내용들에 대해서 살펴봤다. 위에서 본 내용들 외에도 꿀팁들이 무궁무진하게 넘쳐난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 피드를 모두 없애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명언만 보이게 하는 기능이 매우 흥미로웠다. 유튜브 추천 영상을 모두 없애버리고 필요한 영상만 보는 부분도 시간을 아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스마트폰에 관한 것이다. 스마트폰만 제대로 역해킹한다면 우리의 인생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요즘 시대에는 스마트폰이 제2의 자아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적절히 잘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하루를 초집중력의 상태로 보낼 수도 있으며, 낭비되는 시간을 아껴서 소중한 내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초집중의 꿀팁들을 인생에 잘 적용하여 집중력을 지배하고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저자의 예언을 끝으로 글을 마쳐보도록 하겠다.

미래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할 것이다. 타인이 자신의 집중력과 인생을 마음대로 주무르게 놔두는 사람과 당당히 자신을 '초집중라'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겠는가? _<초집중>, 니르 이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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