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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Oct 01. 2020

당신의 콘텐츠가 터지지 않는 이유

콘텐츠를 다년간 제작한 사람도 어떤 콘텐츠가 바이럴리티가 발생할 것인지, 아닐지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바이럴리티는 이미지나 비디오, 콘텐츠가 급속하게 유포되는 상황을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오늘로써 매일 글을 쓴 지 85일째가 되었다. 매일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은 어떤 글의 조회수가 높을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성한 글은 주로 네이버와 브런치를 통해 발행하는데 "이건 무조건 터진다!"라고 생각했던 글의 반응이 좋지 않았던 적도 있고, 그저 생각나는 대로 재미로 쓴 글이 현재까지 쓴 글들 중 조회수 TOP3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SNS의 세계는 복잡계이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에서 바이럴리티가 발생할지는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어떤 메시지가 사람들의 공유 욕구를 자극하는 것일까? 소셜 미디어 '전문가'나 입소문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이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로 추측했다. 한 가지 유력한 이론은 바이럴리티는 원래 완전히 무작위적이라서 어떤 동영상이나 콘텐츠가 인기몰이를 할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도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완전히 손을 놓을 수는 없지 않을까? 이와 관련해서 색다른 관점을 제시해주는 책이 있다.

바이럴 효과는 타고난 특성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p039>

컨테이저스에는 바이럴 효과는 '타고난 특성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문구를 보고 바이럴리티가 복잡계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분석하고 가공하느냐에 따라서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저자 조나 버거는 과거에 매우 우연한 계기로 사회적 전염성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 그는 대학 재학 중에 꽤 어려운 과학 수업을 듣다가 갑자기 지금 배우는 원리를 복잡한 사회현상에 적용하면 어떨까 싶었다. 여러 가지 사회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막연하게 궁금해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으로 직접 연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물학과 화학에 사용된 연구 방법을 적용해보니 사회적 영향과 대인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심리학, 사회학 수업을 듣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사람들이 자신과 타인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연구에도 참여했다. 그러던 중 할머니로부터 티핑 포인트라는 책을 소개받았고, 그 책에 완전히 매료돼 가능한 모든 관련 자료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나 버거는 유독 한 가지 문제가 풀리지 않았다. 책 내용은 매우 값졌으나 현상을 설명할 뿐 그 원인은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특정한 상품이나 아이디어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과연 그런 현상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인간의 행동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결국 조나 버거는 직접 이 의문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후 박사학위를 받고도 10년 이상 연구한 후에야 몇 가지 답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수백 건의 제품, 아이디어,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여섯 가지 '재료' 다른 말로 하자면 원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는 대화, 공유, 모방 욕구를 자극하는 이 원칙들의 첫 글자를 따서 STEPPS라고 부르기로 했다.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p045>

조나 버거가 연구하고 답을 찾은 전염성의 여섯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소셜 화폐 2) 계기 3) 감성 4) 대중성 5) 실용적 가치 6) 이야기성. 첫 번째 원칙 '소셜 화폐(Social Currency)'는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높여주는 가상의 화폐를 말한다. 이를 테면 주변 사람들은 알지 못하지만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 정보를 예로 들 수 있다. 아이폰을 단숨에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믹서 이야기 같은 '근사한' 정보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은 굉장히 똑똑해 보인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지향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면 입소문은 자연스럽게 발생할 것이다. 이런 메시지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우선 내적 비범성을 찾아내고 사람들에게 '인사이더'라는 소속감을 주어야 한다. 또한 게임 메커닉스를 잘 활용하여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있도록 가시적인 표식을 어떻게 얻거나 생성할 수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두 번째 원칙은 '계기(Triggers)'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의 머릿속에 당신의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할 수 있을까? '계기'는 관련된 사물이나 주제를 생각나게 하는 자극을 뜻한다. 햄버거를 보면 감자튀김이 생각나고 '개'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레 '고양이'가 연상된다. 추석을 떠올리면 연휴가 떠오르고 점심시간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사람들은 번뜩 떠오르는 것을 이야기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떤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자주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를수록 해당 제품 또는 아이디어에 대한 대화가 자주 발생한다. 주변 환경에서 연상할 계기가 자주 생길만한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기획해야 한다. 또는 당신의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흔히 접할 수 있는 것과 연결해서 이를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기만 하면 자연스레 대화로 이어진다.


세 번째 원칙은 '감성(Emotion)'이다. 파급력이 강한 콘텐츠는 대개 감성을 강하게 자극한다. 아이폰을 믹서에 넣고 가는 행동은 누가 봐도 화들짝 놀랄 만하다. 세금 인상 가능성은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난다. 이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는 공유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무조건 기능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성에 주목해야 한다. 그저 작은 불씨만 당겨주면 감성의 불길은 절로 타오르기 말녀이다. 때로는 부정적인 감성도 이 점에 있어서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네 번째 원칙은 '대중성(Public)'이다. 일단 대중의 눈에 띄어야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어야 인기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당신의 제품이나 아이디어에 '대중성'을 부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를 위해 제품 자체에 광고 효과가 있어야 하며 해당 제품을 구매하거나 아이디어를 접한 후에도 계속 대중을 끌어당기는 '행동적 잔여'를 창조해야 한다.


다섯 번째 원칙은 '실용적 가치(Practical Value)'다. 사람들은 다른 이를 돕고 싶어 해 시간을 절약해주고 건강을 지켜주며 비용을 절감해주는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알게 되면 금방 입소문을 퍼뜨린다. 하지만 제 아무리 실용적인 정보라도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눈에 띄지 않으면 금세 잊힌다. 일단 당신의 메시지가 정말 파격적이고 유리한 제안처럼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비용이나 혜택 등 어떤 면에서든지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전달하기 쉽도록 정보나 전문지식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제시해야 한다.


여섯 번째 원칙은 '이야기성(Stories)'이다. 사람들은 필요한 정보만 딱 잘라서 말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한 편의 완성된 이야기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신화 속 트로이 목마 이야기처럼 중요한 교훈을 전달하는 매개채로 자주 사용된다. 당신도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싶어 할 만한 자신만의 '트로이 목마', 즉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 속에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담아 전할 수 있다. 바이럴 효과를 내려면 전달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당신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이야기의 중심부에 두어서 이를 생략하면 이야기가 전개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조나 버거와 동료 교수들은 이러한 전염성의 법칙을 여섯 가지 원칙의 각 첫 글자를 따서 STEPPS라고 부르기로 했다. 파급효과가 뛰어난 콘텐츠로 만드는 여섯 가지 요소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이 여섯 가지 '재료'가 갖춰지면 입소문이 나고 성공할 수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복잡계의 영역인 바이럴의 세계에서 STEPPS를 활용해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어떤 제품이나 아이디어, 메시지에 이러한 여섯 가지 요소를 잘 적용하면 인지도를 높이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단, 여섯 가지 원칙을 모두 갖추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한다. 대화를 하고 자기가 아는 것을 공유하는 것은 지극히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다. 이를 잘 알고 제대로 활용한다면 어떤 분야에서든 탁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단, 아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적용하고 실행한다면 말이다.


참고도서: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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