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조흐 Oct 03. 2020

진정한 단절이란 무엇일까?

"인터넷은 많은 사람이 이미 유대감을 상실한 후의 세계에 등장했다. … 소셜미디어의 강박적 사용도 커다란 공허감을 메우려는 안간힘이며, 그 공허감은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 이미 존재했던 것이었다." 따라서 이 책에서 나는 진정한 단절은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모니터가 아니라, 집단보다 개인, 이타심보다 야망, 인간의 진보보다 개인의 즐거움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분위기에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또한 얄궂겠지만 사회적 테크놀로지를 둘러싼 두려움에 대한 우리의 평가가 오히려 불안과 불행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패거리 심리학, p016>

인터넷이 생기면서 사람들의 유대감이 점점 상실되어 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책 패거리 심리학에서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인터넷은 많은 사람이 이미 유대감을 상실한 후의 세계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궁금증이 생긴 나머지 인터넷이 탄생한 배경에 대해 알아봤다. 인터넷의 시초는 1969년 국방부 산하의 고등 연구국(ARPA, 현재의 DARPA)에서 핵전쟁 하에서도 안정적인 정보 교환을 위한 네트워크 연구에 착수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미국 국방부는 주요 군사 정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는데, 처음에는 철벽 요새를 하나 구축한 뒤 이곳에 중앙 서버를 두어 모든 정보를 중앙 집중형으로 관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핵미사일이 이 요새를 공격하면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해서는 해결책이 없었다. 그래서 여러 곳에 서버를 분산 설치한 뒤 이를 서로 연결하여, 일부 서버가 공격당하더라도 나머지 서버들로 관리하는 방안이 제시된 것이다.


그 결과 기존의 회선 방식보다 패킷 방식이 안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와 스탠퍼드 연구소,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 바바라, 유타 대학교 4곳을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최초의 패킷 스위칭 네트워크인 ARPANET이 탄생했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 중 한 명인 로런스 "래리" 로버츠는 ARPANET을 탄생시킨 업적으로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린다. 원래는 군사목적으로 만들어진 ARPANET이지만 대학교, 기업에서 점점 눈독을 들이게 된다. 이에 국방부는 ARPANET을 민간용으로 풀어 버리는데 이것이 현재의 인터넷 환경의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인터넷에 가까워지지는 못한 상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웹사이트 주소의 제일 앞에 있는 WWW(월드 와이드 웹)은 1991년 1월에 처음으로 민간에 공개되었다. 세계 최초의 월드 와이드 웹 사이트는 1990년 12월 20일에 CERN이 제작한 사이트다. 세계 최초로 인터넷에 업로드된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CERN 연구소 여성 직원들 몇 명이서 만든 코믹 밴드 "Cernettes"의 사진. 출처: 나무 위키

냉전에 대비하여 군사목적으로 탄생한 인터넷이지만 사용법이 어려워 제한된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WWW가 탄생한 이후로 인터넷의 보급이 급속도로 빨라져서 더욱 많은 이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점점 발전한 것이 오늘날의 인터넷이 된 것이다. 지금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까지 생기면서 같은 공간 내에 있지만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는듯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게 되었다. VR과 AR까지 생겨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하는 것일까?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공허감은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이미 존재했던 것이라고 한다. 외부의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본질로 파고든다면 또 다른 시각이 보일 것이다.


진정한 단절은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집단보다 개인, 이타심보다 야망, 인간의 진보보다 개인의 즐거움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분위기에 있다는 것. 그리고 사회적 테크놀로지를 둘러싼 두려움에 대한 우리의 평가가 오히려 불안과 불행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생겨나면서 상대방과 실제로 마주하고 있을 때, 이전에 비해서 대화의 빈도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든 소셜미디어든 간에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행복에 유익하거나 유해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정도가 달라진다. 세라 로즈 캐버너는 말한다. "현재의 인간관계를 능동적으로 향상하고 사회 지원망에서 빈 곳을 메우려고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낳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면 시간을 대체하고, 특히 소극적인 사람이 잠과 운동 같은 활동 시간을 빼앗기며 사회적 테크놀로지에 몰두하면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한 학술지에 실린 서평에서 말하듯이 "사회 연결망에서의 행동이 행복에 좋으냐 나쁘냐는 그 행동이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 인간의 내적 욕망을 채워주느냐 억누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달리 말하면, 사회 연결망을 위축시키지 않고, 크게 확대하고 확장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패거리 심리학, p017>

책의 저자는 세 가지 목적을 가지고 책을 썼다고 한다. 첫 째는 우리가 때때로 독립된 개인이 아니라 벌집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꿀벌처럼 행동하며 생각과 감정이 흘러넘쳐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정도를 탐구하는 것이다. 둘째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등의 사회적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집단주의 성향을 어느 정도나 증폭시키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셋째는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이브 마인드에서 비롯되는 최악의 위험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도구와 집단행동이 경이로운 공생력을 활용하면서도 하이브 마인드의 역기능을 피할 수 있을까?"라는 중대한 질문들에 대답을 제시해보는 것이다. 인류 사회의 적나라한 민낯, 그리고 잘못된 패거리즘을 극복하고자 하는 한 심리학자의 노력과 통찰이 궁금하다면 패거리 심리학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참고 도서: 패거리 심리학

참고 자료: 나무 위키 - 인터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