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조흐 Oct 04. 2020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보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다. 원씽에서는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목표를 아주 조그마한 단위까지 쪼개라고 한다. 킵고잉에서는 큰 목표보다는 자신의 의지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의 작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결국엔 "줄이고, 줄이고, 또 줄이는 것."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법칙을 알려주는 책 스틱에서 전하는 메시지도 이와 동일했다. 

신용카드 회사의 금리 확인서가 아닌 한, 의견을 되도록 길고 복잡하게 쓰라는 충고는 헛소리다. 문장은 언제나 단락보다 낫다. 핵심 요지는 다섯 개보다 두 개가 낫고, 쉬운 단어가 어려운 단어보다 낫다. 세상 무엇보다 단순한 규칙이다. 담겨 있는 정보의 양이 줄수록 메시지는 잘 달라붙는다. <스틱, p076>

길게 쓰는 것보다 쉽고 간결하게 쓰는 것이 더 좋다는 것. "문장은 언제나 단락보다 낫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핵심 요지는 다섯 개보다 두 개가 낫고, 쉬운 단어가 어려운 단어보다 낫다. 담겨 있는 정보의 양이 줄수록,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일수록 메시지는 잘 달라붙는다.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핵심'이 담겨있어야 한다. 핵심과 간결함이 만나면 단순함이 된다. 여기에서 한 가지 퀴즈!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속담'이라는 것이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속담'이라 불리는 간결한 문장을 교환하며 살아왔다. 속담은 단순하지만 심오하다. 세르반테스는 속담을 '긴 경험에서 우러나온 짧은 문장'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영어 속담을 예로 들어보자. '손안에 든 한 마리 새가 덤불 속 두 마리보다 낫다." 이 속담의 핵심은 무엇인가? 확실하지 않은 것 때문에 이미 가진 것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짧고 단순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심오한 지혜를 담고 있다.


이런 지혜는 비단 영어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웨덴에는 '손안에 든 새 한 마리가 숲 속의 열 마리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스페인에는 '손안에 든 새 한 마리가 하늘의 백 마리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으며, 폴란드에서는 '손안에 든 참새 한 마리가 지붕 위 비둘기보다 낫다'라고 한다. 러시아 사람들은 '손안에 든 박새가 하늘의 황새보다 낫다'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속담이 존재한다. 심지어 중세 라틴어에도 비슷한 속담이 있다고 하니, 언제부터 이러한 속담이 이어져왔는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 '손 안의 새 한 마리' 속담은 우리 뇌에 스틱! 되는 정도가 엄청난 스티커 메시지다. 자그마치 최소 2,500년 동안 살아남았으니 말이다.


이 메시지는 대륙과 문화를 넘어, 언어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누가 발 벗고 나서 광고 캠페인을 벌인 것도 아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직 스스로의 힘만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다른 많은 속담들 역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사실 속담들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유사한 모습을 띤다. 탁월하게 단순한 메시지는 간결하고 유용하여 많은 부분 속담처럼 작용한다. 속담에 대한 세르반테스의 정의는 우리의 단순함에 대한 정의와 일치한다. '긴 경험(핵심)에서 우러나온 짧은 문장(간결함).' 내용을 압축한 요약문은 회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수많은 요약문이 공허하거나 잘못된 방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그저 간결하기만 할 뿐 핵심이 결여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단순함은 그런 요약문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속담이다. 간결함과 핵심이 결합된 메시지인 것이다.


단순히 간결한 것을 넘은 핵심이 담긴 메시지는 상상 이상의 파급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당장에 '속담'과 같은 시간과 대륙을 초월하는 메시지를 만들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까운 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단 한 문장 정도는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탄생으로 세상은 더 매력적인 메시지로 넘쳐날 것이다.", "포스트잇 같은 아이디어를 영구 접착제로 바꾸는 듯한 기술을 담고 있다!", "수많은 밤을 지새우는 크리에이터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획기적인 책이다!"라는 책의 추천사처럼 보다 더 매력적인 메시지를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스틱! 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도서: 스틱!

매거진의 이전글 진정한 단절이란 무엇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